위기는 클라이맥스 다음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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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3
김동엽의 성공하는 소수의견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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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민 대다수는 말로는 위기라 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나라가 위기라면 정치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위기극복 방안을 만들어야 할 텐데, 정해진 국회 일정도 잘 지키지 않으면서 정쟁만 일삼는다. 해외관광객은 대폭 늘어나고, 여행수지는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분명히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나는데 어떻게 삶을 즐길 여유가 같이 늘어나는가?위기 여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증권시장이다. 기업 이익의 증감에 따라 주가가 변하고 지수가 변하는 것이니, 기업이익의 급감 여부가 우리 경제의 위기 여부를 결정하는 단서가 될 수 있겠다. 얼마 전 미국 시장도 일부 기업의 실적 하향과 경제지표 부진을 이유로 하락조정을 크게 받았다.
올 들어 우리 시장은 2월 중순까지 저평가 인식이 강해지며 외국인이 적극 매수에 동참해 강하게 상승했지만 그 이후로는 지지부진하다. 많은 사람이 지수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경제와 증권시장에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란 전망에 의문이 생긴다. 우리 경제에서 최근 대단한 성과의 클라이맥스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우리 산업이나 경제지표 중에 우리를 흥분시킬 만한 데이터가 나왔는가? 장기 전망이 어둡다는 요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가 나와서 웬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의 성장을 했고,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확인한 뒤 점차 우상향했다는 정도다. 우리가 진정한 위기를 논하기에는 그 바로 전 상황인 클라이맥스가 없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힘든 일이지만 버티다 보면, 침체나 위기 전에 분명 절정의 순간이 올 것이다. 그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