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의 '마지막 귀향길' 따라 걷는다

퇴계 귀향 450주년 재현 행사
도산서원 등, 다음달 9일부터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도산서원참공부모임이 퇴계 이황(1501~1570·초상화)의 마지막 귀향 450주년을 맞아 귀향길 재현 행사를 연다. 서울에서 고향을 향한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퇴계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450주년 재현행사’는 다음달 9일 서울 봉은사에서 조순 전 도산서원 원장의 축사, 원명 주지 스님의 환영사,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강연으로 막을 올린다. 다음날인 10일부터 21일까지는 1569년 당시 퇴계의 귀향 날짜에 맞춰 서울에서 경북 안동 도산서원까지 걷는다. 봉은사에서 출발해 양평과 여주, 충주와 단양을 거쳐 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총 250여㎞를 12일에 걸쳐 걷고,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옛길 70여㎞는 선박을 타고 이동한다.귀향길 구간마다 퇴계가 벗들과 나눈 시를 낭송하고 강연회도 열어 퇴계의 정신과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지역 주민과 함께 되짚어볼 예정이다. 구간별 걷기와 강연회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숙식은 지원하지 않는다.

퇴계 이황은 여러 차례 벼슬을 사양하며 고향 안동 도산에 머물기를 원했다. 당시 69세로 마침내 귀향한 퇴계는 이듬해인 1570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안동 도산에 서당을 짓고 학문 탐구와 후학 양성을 하며 인생을 마무리한 퇴계의 뜻이 귀향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엔 이광호 국제퇴계학회 회장, 김기현 전북대 명예교수, 이기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허권수 경상대 명예교수, 안병걸 안동대 교수 등 도산서원참공부모임 회원인 퇴계학 전문 연구자들이 대거 참가한다. 도산서원 원장으로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단’ 단장을 맡은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후에도 퇴계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사람들이 매년 함께 걸으며 역사 문화의 길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