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참사' 보잉, 뒤늦게 SW 개선…아이패드 조종 훈련은 유지 논란

수백만달러 시뮬레이터 훈련 안 받아
2시간여 아이패드로 교육받고 비행
보잉·FAA는 훈련 지침 변화 없어
“조종사와 항공기, 잠재적 위첨 처해”

보잉이 추락 참사를 빚은 737맥스8 여객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뒤늦게 나섰다. 소프트웨어를 숙지하기 위한 조종사들의 훈련 절차를 개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훈련은 두 시간의 아이패드 교육으로만 이뤄진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잉은 난기류에서 항공기 급하강을 막아주는 프로그램인 조종 특성 향상시스템을 다음달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의 결함이 지난 4개월간 두 차례 일어난 추락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NYT는 “보잉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737맥스8 여객기가 추락한 뒤 연말까지 해당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잉의 뒤늦은 대응이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에서의 추락 참사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많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은 여객기 한 대에 200만달러로, 총 1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소프트웨어가 새로 설치되면 조종사들은 이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하지만 보잉은 훈련 절차를 개편할 계획이 없으며 미 항공안전청(FAA)도 추가 훈련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737맥스8은 조종사들이 한 대당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시뮬레이터 기계로 훈련하지 않아도 되는 기종으로, 항공사들의 인기를 끌었다. 해당 여객기를 운행하는 조종사들은 그동안 아이패드로 두 시간가량 보잉이 제공한 훈련 코스 등을 이수하고 비행했다. 737맥스8을 위한 시뮬레이터는 미국에 단 하나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추락 사고에서 조종사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