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피살…"아들, 허풍 있어도 거짓없다" 발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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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주식전문가로 재력 과시'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의 부모가 피살된 채 발견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방송, SNS로 슈퍼카 자랑
지난해 11월, 일당 1800만원 '황제노역' 논란까지
18일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희진의 아버지 A 씨는 평택 한 창고에서, 어머니 B 씨는 안양 자택에서 지난 16일 숨진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모두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고, 경찰은 지난 17일 유력한 용의자 1명을 검가하고 다른 용의자들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진은 '청담동 주식 부자'로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인물. 2013년부터 증권 관련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강남 고급 주택, 고가의 외제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했다. 이희진이 공개한 차량은 람보르기니, 부가티, 롤스로이스 등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수억원 대의 차종이었다.
특히 Mnet '음악의 신'에 등장해 재력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이 방송에서 이희진은 "도끼보다 돈을 많냐"는 질문에 "도끼는 불우이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희진은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자수성가한 청년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고팔며 시세차익 130여억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희진은 2016년 2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원금과 투자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들에게 240여억 원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증권전문방송 등에 출연해 허위·과장 정보를 얘기했고, 300억원에 달하는 비상장 주식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25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진의 범죄 행각이 알려졌을 당시 A, B 씨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출연해 이희진을 옹호한 바 있다.
어머니는 아들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왜곡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에서는 계속 (이희진을) 천하의 사기꾼 이희팔이라 그런다. 얼마나 왜곡됐는지"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이가 죄 진만큼만 (벌)받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이어서 어머니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언론에서 (이희진)을 띄우고 그걸 어떻게 유지하려고 거짓말로 부풀려서 했던것 같다"며 "그걸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걔(이희진) 부가티 타지도 못했고요, (희진이는) 왕소금이다"라며 오열했다.
이 씨의 아버지도 "내가 알기로 부티지 딱 두 번 탔다"며 "허풍은 있어도 애가 거짓말은 안한다"고 덧붙였다.부모의 항변에도 이희진은 죄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심규홍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자본시장법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희진의 동생에게는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00억 원을 선고했다.
이희진의 명의로 된 재산은 300억 원대 청담동 건물 등 부동산과 벤츠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희진의 명의로 된 건물은 은행과 개인에게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고,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는 실소유가 아닌 리스를 한 상태였다. 때문에 검찰이 이희진에게 실제로 추징할 수 있는 재산은 1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희진이 "돈이 없다"고 버틸 경우 벌금 200억 원은 3년 간의 노역으로 환형 된다. 이 경우 하루 일당을 환산하면 1800만 원 꼴이다. 여기에 130억 원의 추징금은 노역으로도 환형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당시에 '황제노역'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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