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아시아나, '지배구조 최정점' 금호고속 IPO 검토
입력
수정
지면A23
증권사에 상장 관련 의견 청취▶마켓인사이트 3월 18일 오후 3시45분
재무구조 개선 위해 추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금호홀딩스와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이 합병해 설립된 비상장사 금호고속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요 증권사에서 금호고속의 상장 성사 가능성과 기업가치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31.1%(보통주 기준),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21%, 박 회장의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비영리법인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도 지분을 들고 있다. 주요 사업은 고속버스 운송업 등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7년 매출 1조7020억원, 영업이익 277억원, 순이익 1292억원을 기록했다.이번 상장 추진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서울 광화문에 있는 그룹 사옥을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도 지난해 상장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64.3%로, 전년 대비 3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차입금도 전년보다 1조2000억원가량 줄어든 3조952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통해 차입한 뒤 아직 상환하지 못한 채무가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금호고속의 IPO가 성사되면 주요 주주인 오너 일가가 공모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팔거나 주식담보대출 등을 받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박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추가로 매입(주당 10만5513원)했을 당시 전제가 된 기업가치는 약 3300억원(보통주와 우선주 합계)이었다. 지난달 금호고속이 케이프투자증권을 상대로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도 비슷한 기업 가치가 적용됐다.IB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금호고속이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상장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