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형 입원' 공판 불출석 주요증인 2명에 과태료

조증약 복용 여부 등 확인위해 증언 필수…추후 강제구인도 가능
핵심증인 전 분당구보건소장, '비공개 재판 또는 이 지사 퇴정' 신청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주요증인 2명이 출석을 미루며 공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법원이 과태료 결정을 내리는 등 압박에 나섰다.
1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등에 따르면 이 지사 사건 담당 재판부인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는 이날 가정의학과 전문의 백모씨와 전 용인정신병원 이사장 이모씨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형사소송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씨와 이씨는 모두 검찰 측 증인으로 지난달 28일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첫 공판기일부터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재판부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백씨는 이 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씨가 강제입원 시도 사건 당시인 2012년 이전부터 조울증을 앓았는지를 확인할 증인이다.이 부분은 공판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이 지사 측은 지난 18일 열린 제11차 공판에서 이재선씨와 백씨의 전화통화 녹취서를 공개했다.

녹취서에는 이씨가 백씨에게 "백 선생님이 뭔가 약을 줬는데 내가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조증약이다'…"라며 "99년(1999년)이야 정확히"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 지사 측은 이재선씨가 조증약을 2012년 이전에 복용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대해 검찰은 "이재선씨가 일방적으로 '조증약'을 언급하며 녹음한 것"이라며 "백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재선씨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아내가 처방받은 수면제 성분이 있는 감기약을 갖다 줬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전 용인정신병원 이사장 이씨는 용인정신병원이 성남시 정신건강센터를 위탁 운영하던 2010년 10월께 '이재선씨의 정신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으니 병원에 즉시 입원시켜주면 안 되느냐'는 이 지사의 전화에 '보호자가 동반해야 하고 전문의 대면진단이 있어야 한다'며 거절해 이 지사가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다.

성남시 정신건강센터의 운영기관은 2012년 1월부터 용인정신병원에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바뀐다.성남지원 관계자는 "과태료 결정은 증인들의 출석을 압박하는 조치"라며 "과태료를 내더라도 계속해 출석하지 않으면 구인장을 발부해 법정에 강제 소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증인으로 소환된 사건 당시 분당구보건소장 이모씨는 이날 재판부에 '비공개 재판 또는 피고인(이 지사) 퇴정' 신청서를 냈다.

오는 21일 제12차 공판에 출석하는 이씨는 이 지사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관련한 핵심증인이다.

검찰은 이 지사가 이씨를 시켜 분당구보건소 관할인 성남시정신건강센터의 장모 센터장에게 강제입원을 위한 진단 및 보호 신청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앞서 지난 11일 제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재선씨의 부인 박인복씨와 딸 이모씨도 이 지사의 퇴정을 요청했고 이 지사가 이를 수용해 법정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