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갈등, 한국 반도체·철강은 시간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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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 개막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는 외부 변수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유럽 경기둔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기조 등이 기업환경과 투자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팟캐스트 '신과 함께' 글로벌 경제 전망 토크쇼
팟캐스트 ‘신과 함께’를 진행하는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과 이진우 대표는 19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토크쇼를 열고 “이제 단기적 수급이나 기업 실적만으로는 증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팟캐스트 경제분야 인기 방송인 ‘신과 함께’ 진행자들은 올해 ‘page2’라는 독립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매일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외교의 특징은 어느 한 대상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다원주의”라며 “중국에 대한 공격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을 어느 정도 막고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국가로 힘을 분산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부과한 관세 10%를 없애고, 중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문제 방지 등 미국 측 요구를 들어주는 선에서 양국이 합의를 이룰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첨단산업 육성을 주축으로 하는 ‘중국 제조 2025’를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양국이 앞으로 산업별 싸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국내 일부 산업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진행자들은 분석했다. 김 의장은 “미국이 중국 제조업 첨단화를 견제하면서 중국 반도체 양산이 지연되고 있다”며 “국내 첨단산업은 시간을 많이 번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철강·조선 등 전통 제조업 구조조정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첨단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등을 감당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관련 산업은 여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게 김 의장의 전망이다.중국 제조업체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산업은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 지원에서 소비 진작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중국이 경상수지 흑자 축소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응해 자국민의 해외여행과 해외소비 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면세점 및 화장품 업종, 내수경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행자들은 유럽 경기 둔화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유럽 경제 전반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지만 유럽 경기의 주축인 독일은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릴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유럽 경기 지표 추락이 지속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