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1분기 전망치 막판 급하향…영업익 6조원 증발

에프앤가이드, 삼성전자 46.8%·SK하이닉스 52.2% 급감 추산
심각한 반도체 업황에 "예상보다 더 나쁘다" 관측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1분기를 열흘여 남겨둔 막판까지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두 회사의 1분기 실적 부진 전망은 반도체 업황 비관론과 함께 지난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제기됐지만, 업계에선 '예상보다도 더 나쁘다'라는 분위기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3천293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46.8%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86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두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6조원가량 증발했다.

그만큼 반도체 업황이 심각했고, 양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속도도 가팔랐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말 당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3천154억원으로 현시점 전망치보다 3조9천861억원 많았다.그러던 것이 지난 1월 말에는 9조5천391억원, 2월 말에는 8조6천266억원으로 낮아진 뒤 현재 수준으로 다시 한번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도 12월 말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금보다 1조9천70억원 높은 3조9천937억원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1월 말 2조2천896억원으로 2조원대로 떨어져 현재 수준까지 눈높이가 낮아졌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균으로는 각각 8조원·2조원대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중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6조8천억원까지 낮춰잡았다.

유종우 연구원은 D램의 경우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부진했던 출하로 증가한 재고를 1분기부터 소진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수요 상황이 좋지 않아 가격 하락 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하가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낸드 역시 "작년 4분기 하락 폭이 컸고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했기 때문에 1분기에는 하락 폭이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낸드의 전 분기 대비 평균판매가격 하락 폭은 28%로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날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조1천억원에서 6조7천억원으로 내렸다.

박원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라면서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가파르다.

1분기 평균판매가격이 D램·낸드가 각각 전분기보다 25%, 15%씩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2천억원일 것으로 봤다.

또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천억∼6천억원대로 전망하는 곳도 있는데,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서 이탈하게 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분기뿐만 아니라 2∼4분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시즌은 없을 것으로 본다.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삼성전자는 36조6천5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7% 줄어들 것으로, SK하이닉스는 9조5천329억원으로 54.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