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한시간 세워두나"…삼성전자 주총서 '개미'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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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한시간 반 뒤에야 입장 완료…액면분할 후 주가 하락 불만도
"박수로 공정성 담보되나"…일부 주주, 사외이사 선임 방식 비판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식 액면분할 이후 처음 개최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급증한 소액주주들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이날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총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몰리며 행사장 입장 문제부터 진행방식까지 '개미'들의 항의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오전 9시로 예정된 주총 시작을 30분 남겨둔 시각에 서초사옥 입구에는 5층 주총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소액주주들이 일찌감치 대로변까지 길게 늘어섰고, 개의가 임박해서는 대기 줄이 사옥을 한 바퀴 둘러싸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일반 소액주주가 급증한 만큼 회사가 사전에 준비를 한 덕분에 우려했던 '대혼잡' 상황은 없었다.사옥 5층 다목적홀에 좌석을 추가 배치하고 다목적홀과 별도로 A·B·C·D 4개 구역을 추가로 마련, 예년 약 400석보다 2배 이상 많은 좌석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주 규모가 워낙 커진 탓에 주총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주총이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됐지만 그 시각에도 여전히 서초사옥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 주주들이 건물 밖에 긴 줄로 늘어서 대기했고, 시작 한 시간 반이 지난 오전 10시 30분께야 주주 입장이 겨우 마무리됐다.한 회사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대거 늘어나다 보니 특히 주주 등록하는 절차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밝혔다.
주총이 시작되자 발언권을 얻은 일부 주주는 거칠게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한 소액주주는 "삼성전자가 안전에 대해 강조하지만 지금 밖에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주주들이 한 시간씩 밖에 서 있다"며 "액면분할 이후 주주 많을 것이라는 건 다 나온 이야기인데 이런 식으로 주주를 입장시키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주총장 입장뿐 아니라 주총 진행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주총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이사 김기남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자 주주들은 발언권을 신청해 신규 사외이사 선임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 소액주주는 "우편물을 받았을 때 사외이사 내정자들의 약력만 소개됐지 회사가 이들을 선임한 이유가 소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소액주주도 "우리가 뽑는 이사진이 주총 전면에 소개가 안 되니 주주가 주인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선임 대상인 박재완 사외이사 내정자와 신규 선임 대상인 안규리 사외이사 내정자의 자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 내정자에 대해 한 소액주주는 "박 내정자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소속인데, '셀프 추천'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김종훈 사추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해)논의할 때는 추천할 수 없게 돼 있고 토론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 내정자에 대해선 의료인이라는 경력이 IT기업인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전문성과 부합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환경·안전·보건·사회공헌 등에 도움을 주고 회사가 사회와 소통하며 지속경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들의 이런 지적에도 김기남 부회장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진행을 서두르자 일부 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한 소액주주는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보니 주주를 바보 취급하고 있다"면서 "목청 높여 질문한 것에 대해 아무런 답도 안 하고 적당히 회의를 끌고 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모든 안건을 박수를 통해 의결하는 방식에 대해 "박수 자체가 공정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 믿기 힘들다.
아까 보니 박수를 안 하는 분도 꽤 있는데 공정성이 제대로 평가되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삼성전자 주식 하락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얼마 하는지 아느냐. 이사진들은 뭐 하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경영진들이 주가 하락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고, 경영을 잘못했다면 전부 사표를 내라"고 성토했고, 일부 주주는 동조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주총이 열린 서초사옥 밖에서는 기존 예상과는 달리 대규모 시위·집회는 열리지 않았다.다만 해고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회원들이 '이재용 재구속 및 경영권 박탈 촉구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주총장에 들어서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연합뉴스
"박수로 공정성 담보되나"…일부 주주, 사외이사 선임 방식 비판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식 액면분할 이후 처음 개최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급증한 소액주주들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이날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총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몰리며 행사장 입장 문제부터 진행방식까지 '개미'들의 항의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오전 9시로 예정된 주총 시작을 30분 남겨둔 시각에 서초사옥 입구에는 5층 주총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소액주주들이 일찌감치 대로변까지 길게 늘어섰고, 개의가 임박해서는 대기 줄이 사옥을 한 바퀴 둘러싸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일반 소액주주가 급증한 만큼 회사가 사전에 준비를 한 덕분에 우려했던 '대혼잡' 상황은 없었다.사옥 5층 다목적홀에 좌석을 추가 배치하고 다목적홀과 별도로 A·B·C·D 4개 구역을 추가로 마련, 예년 약 400석보다 2배 이상 많은 좌석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주 규모가 워낙 커진 탓에 주총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주총이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됐지만 그 시각에도 여전히 서초사옥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 주주들이 건물 밖에 긴 줄로 늘어서 대기했고, 시작 한 시간 반이 지난 오전 10시 30분께야 주주 입장이 겨우 마무리됐다.한 회사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대거 늘어나다 보니 특히 주주 등록하는 절차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밝혔다.
주총이 시작되자 발언권을 얻은 일부 주주는 거칠게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한 소액주주는 "삼성전자가 안전에 대해 강조하지만 지금 밖에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주주들이 한 시간씩 밖에 서 있다"며 "액면분할 이후 주주 많을 것이라는 건 다 나온 이야기인데 이런 식으로 주주를 입장시키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주총장 입장뿐 아니라 주총 진행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주총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이사 김기남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자 주주들은 발언권을 신청해 신규 사외이사 선임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 소액주주는 "우편물을 받았을 때 사외이사 내정자들의 약력만 소개됐지 회사가 이들을 선임한 이유가 소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소액주주도 "우리가 뽑는 이사진이 주총 전면에 소개가 안 되니 주주가 주인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선임 대상인 박재완 사외이사 내정자와 신규 선임 대상인 안규리 사외이사 내정자의 자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 내정자에 대해 한 소액주주는 "박 내정자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소속인데, '셀프 추천'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김종훈 사추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해)논의할 때는 추천할 수 없게 돼 있고 토론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 내정자에 대해선 의료인이라는 경력이 IT기업인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전문성과 부합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환경·안전·보건·사회공헌 등에 도움을 주고 회사가 사회와 소통하며 지속경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들의 이런 지적에도 김기남 부회장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진행을 서두르자 일부 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한 소액주주는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보니 주주를 바보 취급하고 있다"면서 "목청 높여 질문한 것에 대해 아무런 답도 안 하고 적당히 회의를 끌고 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모든 안건을 박수를 통해 의결하는 방식에 대해 "박수 자체가 공정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 믿기 힘들다.
아까 보니 박수를 안 하는 분도 꽤 있는데 공정성이 제대로 평가되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삼성전자 주식 하락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얼마 하는지 아느냐. 이사진들은 뭐 하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경영진들이 주가 하락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고, 경영을 잘못했다면 전부 사표를 내라"고 성토했고, 일부 주주는 동조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주총이 열린 서초사옥 밖에서는 기존 예상과는 달리 대규모 시위·집회는 열리지 않았다.다만 해고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회원들이 '이재용 재구속 및 경영권 박탈 촉구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주총장에 들어서려고 하자 경비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