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제품' 6개 늘어난 77개…거센 경쟁에 불안한 12위

화학 등 3년 연속 1위 품목 증가…"첨단기술 중심 신제품 발굴해야"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한국산 제품이 77개로 1년새 6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하지만 세계 수출시장 전체 5천204개의 품목 가운데 우리가 주름 잡는 제품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고 그나마 중국, 일본, 미국 등 경쟁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1위 품목 수는 전년보다 6개 늘어난 77개로, 2014년(67개)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세계 순위는 전년도와 동일하나 단독으로 12위를 기록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과 대부분의 1위 품목에서 경쟁 중이며 일본과는 화학 및 철강제품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쟁국 가운데 중국은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이 1천720개로 가장 많았고 독일(693개), 미국(550개), 이탈리아(220개), 일본(171개)이 뒤를 이었다.

1위 품목의 총 수출액은 1천407억 달러(약 159조원)로 전체 수출의 24.5%를 차지했다.1위 품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화학제품(31개), 철강(13개), 섬유제품(8개)이 67.5%를 차지했다.

특히 화학제품은 1위 품목이 전년보다 6개 늘어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7년 17개 품목이 세계 수출 1위 품목으로 신규 진입했고 11개 품목은 경쟁국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메모리반도체, 탱커, 특수선 등 31개 품목은 최근 5년간 세계 1위를 유지했다.

한국 1위 품목 77개 중 절반 이상인 48개 품목에서 중국(15개), 일본(13개), 미국(12개), 독일(8개) 등이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16개 품목은 한국과의 점유율 격차가 5%p 미만이었다.

1위 품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화학제품의 경우 독일과 미국의 2위 품목이 전년보다 2개와 3개씩 늘어 이들의 추격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철강도 5개 품목에서 1위를 내줘 향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수출시장별로 상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미국(9개), 일본(10개), 독일(2개) 시장에서 1위 품목이 늘었으나 중국(4개)에서는 감소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이유진 연구원은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의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의 꾸준한 증가는 수출품목 다변화와 성장동력 확보에 청신호"라고 했다.이어 "수출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중국 및 주요 선진국과 경합하는 품목이 여전히 많아 첨단기술 중심의 신규 품목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