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정치에 테러 이용말라' 터키에 항의…"대사 초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최근 선거 지원 유세에서 뉴질랜드 총격 테러와 관련해 발언한 내용에 항의하며 주호주 터키대사를 초치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의 dpa통신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시드니의 라디오 방송 2GB에서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명백히 모욕적이고 대단히 불쾌할뿐 아니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그는 또 ABC방송에서 "터키 대사를 불러 이번 문제에 만나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주말 지방선거 집회에서 호주인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가 스스로 촬영한 영상의 편집본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서방에 '이슬람혐오'(Islamophobia)가 만연하다고 비난했다.

19일에는 '갈리폴리 전투'를 언급하며 이슬람을 혐오하는 호주인들이 터키에 오면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동했다.갈리폴리 전투는 1차 세계대전 당시 1915년 터키에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연합군과 터키군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로, 당시 호주군 수천 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 겸 부총리도 터키 정치권이 이번 테러를 정치화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뉴질랜드를 방문한 터키 부통령에 이런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