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 "韓 영화 강점은 새로운 시도…다양성 잃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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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강단에 선 배우 안성기“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기획력입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이 강점이죠.”
'명사특강'에 첫 외부 강사로 나서
'한류영화 어제와 오늘' 주제 강연
영화배우 안성기 씨(사진)는 지난 19일 경기대 서울캠퍼스 한류문화대학원에서 열린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는 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 첫 외부 명사로 초청돼 ‘한류영화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안씨는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후 60여 년간 ‘한 많은 청춘’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 ‘남부군’ ‘투캅스’ ‘무사’ ‘라디오스타’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한국 첫 1000만 관객 영화인 ‘실미도’에도 출연했다.
그는 “영화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군부독재 시절 작품들이 검열당하던 때가 우리 영화계의 암흑기였습니다. 전체 150개 장면 중 80개가 넘는 장면이 수정·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사회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 수 없었죠.”
안씨는 한국 영화의 비약적 성장 요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1980년대 민주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고, 1990년대 자본과 인재가 영화계에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작품의 질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디지털화로 기존 필름에 비해 경제적으로 영화를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한국 영화계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과거 인기를 누렸지만 늘 비슷한 것만 만들다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홍콩 영화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노장 감독들이 현재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워했다. 그는 “이제 봉준호, 홍상수, 박찬욱 등 외국에서도 찾는 감독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이 80대까지 영화를 제작해 거장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문을 연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은 올 1학기부터 K-컬처 융합학과, K-뷰티학과, 공연예술학과, 인터미디어학과, 문화콘텐츠학과 등 5개 석사과정에서 신입생을 모집했다. 한류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대학원은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이 유일하다. 입학생 중에는 중국 CCTV-7 메인 PD 등 현직에 있는 외국인 출신도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한류 명사특강 및 세미나에서는 콘텐츠 미디어업계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노하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안씨를 시작으로 드라마 ‘겨울연가’를 연출한 윤석호 감독, ‘꽃보다 할배’의 나영석 PD 등 각 분야 명사가 강단에 설 예정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