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위 아치 사이에 보행다리 만든다

서울시, 2021년 6월 개통
'한강 인도교' 104년만에 부활
바닥 투명유리로 강 볼 수 있어
서울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상부에 보행자 전용 다리가 생긴다. 100여 년 만에 부활하는 ‘한강 인도교’다.

서울시는 한강대교의 쌍둥이 아치 구조를 활용해 기존 차도 사이 6.5m 높이에 길이 500m·폭 10.5m의 보행교를 2021년까지 설치하는 ‘한강대교 보행교 기본구상안’(조감도)을 20일 발표했다.미국 뉴욕 브루클린브리지를 본떠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로 만든다. 보행교 좌우엔 전망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펜스를 설치하고, 바닥에는 중간중간 투명한 유리를 배치해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사고 우려에 대해선 “보행교 좌우로 아치가 있고 펜스 밖이 한강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보행교는 노량진 방향으로는 내년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의 일부 존치 구간, 노들섬 쪽으로는 향후 조성할 보행육교와 연결된다. 올림픽대로 하부 수변보행길과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로 이어지게 한다. 공사가 완료되면 노들섬에서 한강대교 보행교를 지나 노량진 일대까지 한번에 걸어서 갈 수 있다. 아치 구조가 없어 보행교 설치가 어려운 용산~노들교 구간은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다른 방법으로 보행교를 놓기로 했다.

서울시는 보행교에 360도 전망대, 이벤트 광장, 미니잔디밭 등도 조성한다. 5월 국제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연내 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착공해 2021년 6월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총사업비는 300억원이다.1917년 들어선 한강대교는 마차와 사람이 걸어서 건널 수 있는 한강 최초의 다리였다. ‘제1한강교’로도 불린 한강 인도교는 1950년 6·25전쟁으로 폭파된 뒤 1958년 복구됐다. 이후 1981년 차량 중심의 쌍둥이 아치교로 확장됐다. 한강대교에는 현재 자전거도로를 포함해 폭 4.5m 보도가 있지만 차량과 소음 등으로 이용자가 적어 사실상 인도교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