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드라마와 영화는 다르다? 겸업 나선 영화 배급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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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드라마 제작 가시화…이르면 올 하반기 상영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NEW, 자회사 스튜디오앤뉴로 드라마 제작 자리잡아
"다양해진 플랫폼, 다채로운 이야기 효과적으로 전하는 것"
빠르면 올해 하반기, 쇼박스가 2년 동안 공들인 웹툰 원작 '이태원 클라쓰', '대세녀의 메이크업 이야기'(이하 '대세녀')가 JTBC를 통해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는 국내 4대 영화투자배급사 중 하나다. '태극기휘날리며'와 '도둑들', '암살', '괴물', 택시운전사 등의 1000만 영화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영화로 잔뼈가 굵은 쇼박스는 2년 전 '이태원클라쓰', '대세녀' 원작 계약 체결과 드라마 제작 소식을 전하면서 변화된 시장 분위기를 이유로 내세웠다. 콘텐츠 시장에서 장르의 경계가 사라지는 만큼 다양한 플랫폼, 그에 적합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의도다.
쇼박스에 앞서 '7번 방의 선물', '변호인', '부산행' 등을 흥행시킨 투자배급사 NEW는 KBS 2TV '태양의 후예'로 드라마 제작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자회사 스튜디오앤뉴를 설립, JTBC '미스함무라비', '뷰티인사이드' 등의 드라마를 성공시켰다.
투자배급사 뿐 아니라 연출자, 촬영 스태프들의 이동도 활발해진 추세다. 김석윤 JTBC 드라마 국장이 2011년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시작으로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선보이고, 영화 '고스트맘마', '하루' 한지승 감독이 SBS '연애시대'를 연출자로 나서는 등 양분야에서 모두 활약하는 것은 이색적인 행보라고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미술, 촬영, 편집은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지만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적인 증언이다. 올해 첫 1000만 영화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차기작이 JTBC 새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라는 것만 봐도 달라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JTBC 방송 콘텐츠 유통, 판권 계약등을 주업으로 삼는 자회사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 인수에 이어 영화 '완벽한 타인', OCN '트랩' 등을 제작한 필름몬스터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필름몬스터의 수장인 이재규 감독 역시 MBC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SBS '패션70s' 등을 연출하고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 을 내놓은 인물이다.
제이콘텐트리가 밝힌 필름몬스터 인수 금액은 200억 원. 제이콘텐트리는 영화와 드라마가 모두 제작 가능한 필름몬스터를 통해 다방면의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변화의 배경으로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Over The Top) 시장의 확대가 꼽히고 있다. 시간과 플랫폼의 구애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제작사들의 생존법이 됐기 때문.
넷플릭스 촬영은 4K를 기준으로 하고, 후반 작업 역시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연출자로도 '터널' 김성훈 감독, '특별시민' 박인제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드라마의 고질병으로 꼽현던 '생방송' 촬영이 아닌 사전제작, 반사전제작 시스템이 확대되고, 드라마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한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방영된 tvN '미스터 션샤인' 회당 제작비는 20억 원 정도로 총 제작비는 430억 원에 달한다. '신과 함께' 1편과 2편을 합한 총제작비 400억 원을 넘어선 규모다.한 관계자는 "영화로 풀 수 있는 이야기, 드라마로 풀 수 있는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며 "그렇지만 각각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재밌게 전달하는 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된 목표라"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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