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도 깨끗하게 걸러준다"…입소문 타고 2년새 100만대 팔린 샤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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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링 기능 '퓨어썸 샤워기'
블랭크·성일화학 협업 개발
"마케팅이 제품을 살렸다"
비디오커머스 회사 블랭크코퍼레이션이 판매하는 ‘퓨어썸 샤워기’(사진)는 2017년 출시 이후 100만 대 이상 팔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한강 물도 맑게 바꿔주는 샤워기’로 알려지자 20~30대 사이에서 화제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국내 수도배관의 50%가량이 설치된 지 15년이 넘었고,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퓨어썸 샤워기는 마케팅 차별화로 국내 샤워기 헤드 시장을 개척한 사례로 꼽힌다.

블랭크가 퓨어썸 샤워기를 개발한 비결은 국내 제조사인 성일화학과의 협업 에 있다. 블랭크 관계자는 “녹물과 불순물 제거 기능을 강화한 샤워기를 만들기 위해 수십 개의 샤워기 제조사를 만났다”며 “2017년 4월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던 성일화학을 설득해 제품을 시장에 내놓게 됐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정수기용으로 쓰이는 필터와 살균작용을 하는 항균볼이 들어 있는 게 특징이다. 수압까지 높아 마사지 효과도 있다.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제품을 만드는 성일화학은 서울 성수동에 330㎡ 규모의 작은 공장을 갖고 있다. 1990년 설립 이후 샤워기 등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왔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일본 업체와 거래하면서 세라믹볼이 장착된 샤워기를 만들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일본 업체가 2016년 판매고에 시달리면서 자체 상품 개발을 고민하던 중 블랭크를 만났다. 성종현 성일화학 대표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유통망 등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며 “블랭크와 협업하면서 20~30대가 좋아하는 디자인에 맞춰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출시 3일 만에 온라인 시장 반응은 뜨거웠고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35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일곱 배 가까이 늘었다. 5명이었던 직원 수도 18명으로 늘었다.

성일화학은 올 하반기 경기 하남시로 공장을 확장 이전한다. 주문량이 늘자 생산시설을 확충키로 했다. 공장 생산라인을 2개에서 5개로 늘릴 계획이다. 염소 제거 기능과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강화한 후속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성 대표는 “필터링 기능이 있는 기능성 샤워기는 원래 있었지만 블랭크가 전략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시장이 커졌다”며 “블랭크가 진출한 대만과 홍콩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