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일손 더는 결제로봇·자동튀김기 '눈길'
입력
수정
지면A21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 가보니“사람들을 모두 일어서게 하는 숫자는 뭘까요? 정답은 다-섯!”
키워드는 '인건비 줄이기'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2019년 상품전시회’. 북극곰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브니에게 “재밌는 이야기 해줘”라고 하자 이런 농담이 되돌아왔다. 브니는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8월 공개한 세계 최초의 AI 결제로봇이다. 손님이 들어오면 점원처럼 고개를 돌려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일상적인 대화와 상품 결제도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가맹점의 브니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매년 가맹점주와 협력업체에 전략 상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인건비 절감 돕는 자동화 기기 개발해
올해는 ‘인건비 줄이기’를 주요 화두로 내세우고 일손을 줄여주는 자동화 기계가 대거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 여파에 인건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편의점 주요 고객층인 20~30대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는 점도 반영했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한 끼 먹거리’도 대폭 늘어났다.세븐일레븐이 야심차게 내놓은 자동화 기기는 대부분 식음료 조리 기구다. 편의점 전체 상품(담배 제외) 중 식품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점포에서 즉석 조리해 파는 먹거리는 소비자 유인 효과가 높은 상품이다.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전용 자동 튀김기도 개발했다. 전자레인지처럼 시간을 설정하면 스스로 식재료를 튀기고 완제품을 만든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파는 편의점 치킨은 1000~2000원대 조각형 제품이 다양해 1인 가구와 ‘혼술족’이 즐겨 찾는다”며 “소규모 점포에서도 인건비를 줄일 수 있도록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유·무인 계산대를 하나로 합친 듀얼 포스 도입도 확대하기로 했다. 듀얼 포스란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이 응대하는 기존 포스(POS·결제단말기)와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셀프 포스가 같이 붙어 있는 기기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이 인건비 부담을 겪는 만큼 듀얼 포스 설치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혼밥 1인 가구 겨냥해 먹거리 확대
1인 가구용 식품류도 늘린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지난해 출시한 자체상표(PB)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소반이다. 전국 유명 맛집과 함께 국·찌개 및 반찬류 메뉴도 새로 내놓는다. 도시락도 일본 태국 음식 등으로 다양화할 예정이다.
냉장 디저트는 프리미엄화가 특징이다. 과일향 조각케이크와 티라미수 등 카페에서나 팔 법한 디저트도 출시한다. 그래놀라와 퀴노아 등 이색 곡물을 활용한 샐러드도 선보인다. 글로벌 소싱팀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태국 등 해외 세븐일레븐 법인과 협업해 현지 인기 간식거리도 직접 소싱할 예정이다.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올해는 사업 안정성을 다지고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나가겠다”며 “편의점의 기본이자 본질인 상품과 고객 서비스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는 오는 23일까지 킨텍스에서, 다음달 4~5일 이틀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고양=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