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컨소시엄 '와해'…신한금융·현대해상 '줄이탈'

사진=게티이미지
토스뱅크 컨소시엄 진용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일주일을 남겨두고 무너지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에 이어 현대해상이 컨소시엄에 불참을 결정한 데 이어 유력 주주였던 직방, 한국신용데이터도 빠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뱅크의 출범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차기 인터넷은행의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은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의 전략 방향 및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신한금융은 최종적으로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토스는 인터넷은행의 지향점으로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내세운 반면,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 뱅킹 기반의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지향했다. 현대해상 역시 설립 방향과 사업모델을 놓고 토스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해상 측은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해왔지만 주주구성과 사업모델이 예상과 달라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인터넷은행 인가에 두 번이나 도전했으나 두 번 모두 완주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2015년 인터파크 등과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금융위원회 예비 인가에서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에 기대를 모았던 업체들도 발을 빼는 모습이다. 직방과 한국신용데이터 모두 내부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 '거물 주주'는 물론 유력 후보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토스 입장에서는 이들이 당초 투자하기로 한 몫만큼 자본금을 댈 또 다른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 의견 차를 인정하고 거물 주주들이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또 다른 투자자를 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 측은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토스 관계자는 "유럽형 챌린저 뱅크 모델로 금융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주주를 구성할 것"이라며 "예비인가 완주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에 불을 지폈던 토스뱅크가 주춤하면서 예비 인가는 키움증권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가 쏠리게 됐다. 인가전의 흥행이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컨소시엄은 이번주 내로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키움증권 컨소시엄에는 KEB하나은행, SK텔레콤, 11번가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