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역대 어느때보다 훨씬 좋은 지점…비핵화에 시간 걸려"

조윤제 대사와 공개간담회…"일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조 대사 "김정은 최고 우선순위는 경제발전…북 주민도 체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시작된 후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오늘날 한국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좋은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조윤제 주미대사는 "한국과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훌륭히 일하고 있으며 원활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열린 '대사와의 대화' 간담회에 조윤제 주미대사와 함께 참석해 "2017년 미 태평양사령관 시절에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마주 앉아 회담하는 2018년과 2019년 지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회담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번 혹은 5번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하고 핵실험을 하던 2017년 11월의 나에게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라고 부연했다.해리스 대사는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일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또 하노이 정상회담이 잘 안 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나는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1953년 이후로 정전상태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라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난 지 1년이 채 안 됐다.

이런 것들은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 양국 정상 사이에 합의된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즉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추구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고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을 위해 한반도에서 빠른 속도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해리스 대사는 "우리는 지난 1년여 동안 먼 길을 걸어왔다"며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정전 및 여전히 전쟁 중인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주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윤제 대사는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안정의 토대이자 번영의 기초임은 자명하다.

다만 한국과 미국은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

북한 아동이, 주민이 굶주릴 때 느끼는 것도 다르다.

국가로서 외세 침략 등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느 때보다 한미가 뛰어난 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

조 대사는 "하노이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너무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비핵화 때까지 프레임을 죽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의 경제개발을 유도하는 전략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최고 우선순위는 경제발전이다.

그것은 외국 기술, 자본에 개방하는 것이고 한국, 미국, 심지어 일본이 될 수도 있다.

유럽에서 공부한 젊은 사람으로서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를 이해한다.

10년간 북한경제는 상당히 변했다.

북한주민도 바뀐 경제의 혜택을 보고 있다.

문제는 진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조 대사와 해리스 대사가 함께 미국 내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순회 대화'의 하나로 마련됐다.

두 대사는 지난 17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텍사스주 오스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주 덴버를 함께 방문하고 간담회를 열어 한미관계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서고 있다.애틀랜타에서는 기아자동차를, 오스틴에서는 삼성반도체를 방문했으며, 주지사 및 시장 면담, 현지 매체 인터뷰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며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