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포커스] 모비스도 엘리엇에 '완승'…창사 최초 외국인 사외이사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이사회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현금배당·사외이사 안건 등을 놓고 벌인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압승한 데 이어 현대모비스도 완승을 거뒀다.

22일 오전 9시부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배당안(주당 4000원)이 통과됐다. 엘리엇은 주당 2만6399원을 배당해 달라고 현대모비스에 요구했었다. 엘리엇의 현금배당 제안은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11% 지지를 얻은 것에 그쳤고, 이사회의 배당안은 주주 69%의 찬성표를 얻었다.

또 이사 수를 9명에서 11명으로 2명 더 늘려달라는 엘리엇 제안(정관변경안) 역시 80%가까운 반대로 부결됐다. 엘리엇이 제안 중 유일하게 이사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안건만 통과했는데 이는 이사회 측도 동의한 안건이다.

두 번째 '표대결'로 관심을 모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모비스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창사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뽑았다. 전기차 스타트업 에빌 로즈시티의 칼 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박사와 투자업계 전문가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가 그 주인공이다. 노이먼 박사는 독일 출신으로 기존 자동차산업 전반과 미래차 시장을 아우르는 사업제품 기획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모토롤라 차량용반도체 엔지니어로 출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 콘티넨탈에서 사업전략담당과 CEO로 활동했고, 독일 폭스바겐그룹 중국 담당 총괄과 독일 오펠 CEO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미국 투자업계 전문가인 브라이언 존스의 경우 현재 아르케고스 캐피탈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인수·합병(M&A)과 투자 분야 최고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월가 5대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 IB부문에서 본부장(Senior Managing Director)로서 10년 이상 M&A 및 투자분야의 전문성을 쌓았고, 다수의 미국 금융기관에서 이사진을 역임하고 있는 금융 전문가다.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2명은 각각 19.2%와 20.6% 지지로 힘없이 물러났다. 현대모비스는 주총과 별도로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박정국 사장 또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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