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매물 폭탄' 불가피…"이젠 어쩌나" 개미들 발동동

관리종목 지정후 26일 거래 재개
아시아나항공 투자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작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오는 2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통상적으로 ‘관리종목’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26일 거래가 재개되면 기관투자가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급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2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전년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 보고서 제출(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2일) 다음 거래일(25일)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그다음날(26일) 거래가 재개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재감사를 받아 ‘적정’ 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에서 해제된다. 만에 하나 올해 감사보고서도 또다시 한정 등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곧바로 상장폐지된다.

이날 개인투자자가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굴지의 대기업이라 믿고 투자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상장폐지되면 어쩌나’ 등의 걱정과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손을 뗀다. 기관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주가가 급락하면 ‘로스컷(손절매)’이 이어지며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차바이오텍의 경우 이후 이틀간 주가가 41.5% 떨어졌다.

한 펀드매니저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주 투자대안이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손절매한 뒤 갈아타는 기관투자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문제는 단기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개인투자자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대신증권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4800원에서 4300원으로 10.4% 내렸다. 투자의견은 ‘마켓 퍼폼’으로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정의견은 최소한 반기검토보고서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라며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도 이날 거래가 정지됐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26일 거래가 재개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는 이날 14.19% 급락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