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깜짝 제재철회' 백악관도 화들짝…하루만에 롤러코스터
입력
수정
'거래의 달인' 자임…北과 긴장국면서 예측불허 스타일 재연
제재 시점 '오늘'로 언급해 혼선…정부 결정 하루만에 번복
정부 메시지와 '괴리'…볼턴은 재무부 제재 환영트윗 하기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트윗을 날리면서 미 행정부는 벌집을 쑤신 듯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제재를 가리킨 것인지 자체가 불분명한 가운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날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혐의를 받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단행한 독자 재제를 가리킨 것으로 확인되면 정부 부처의 발표가 있은 지 행정부 수반이 하루 만에 "불필요하다"며 뒤집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라는 '돌발 상황'이 있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철회라는 극히 이례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정부의 발표가 하루 만에 '롤러코스터'를 타게 돼 이번 '폭탄선언'은 그만큼 즉흥적이고 예측불허의 '트럼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 발표 시점을 '오늘'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작 재무부의 발표는 전날 이뤄졌고 이날 재무부가 추가로 발표한 건 없었다.
이 때문에 백악관 등 행정부 관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고 미언론들이 전했다.CNN방송은 "여러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혼란스러우며 정확히 어떤 것(제재)을 가리킨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재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입장을 묻는 요청에 즉각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국방부는 모든 언론 질의에 대해 "백악관에 물어보라"고 넘겼다고 CNBC 방송도 전했다.
당혹감 속에 정확한 상황 설명을 놓고 행정부 간에 '폭탄 돌리기' 양상까지 나타난 셈이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트윗으로 가리킨 건지는 부연하지 않았다고 미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재무부의 추가 공개발표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를 '오늘'로 잘못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실수'인 쪽에 방점을 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에 부과된 재무부의 대북제재를 철회한다는 발표로 자신이 관할하는 부처를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불과 몇 시간 전에 행정부 관리들이 한 주요 국가안보 결정을 백악관이 끼어들어 뒤집은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되면서 행정부 내 불화 내지 알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발표한 날을 혼동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CNBC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제재가 전날 이뤄진 재무부의 제재라고 '단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날짜를 잘못 말하는 한편 제재의 규모가 '대규모'가 아닌데도 '대규모'라는 표현을 썼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발표'는 행정부가 하루전 제재를 단행할 때 발신했던 메시지와는 큰 괴리가 있는 것이라고 CNBC 방송은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그리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협력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고, 재무부는 우리의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역을 가리기 위해 기만술을 쓰는 해운사들은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언급했다.
특히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재무부의 제재발표가 있은지 얼마 안 돼 올린 트윗에서 "오늘 재무부에서 중요한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환영했다.
그는 "해운업계는 북한의 불법적 해상 운송 관행들을 중단시키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모두 주의를 기울여 북한의 제재 회피에 연루되지 않도록 자신들의 활동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의 달인', '최고의 트럼프 대통령이 '벼랑 끝'에서 결정을 뒤집은 건 북미협상 과정에서만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잡힌 뒤인 5월 24일 북한의 대미 비난 공세 등을 들어 회담 취소를 전격으로 발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8월 24일에는 비핵화 진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며칠 뒤로 예정돼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을 취소했다.지난달 27∼28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8개월 만에 재회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딜 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하며 합의문 채택 없이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
/연합뉴스
제재 시점 '오늘'로 언급해 혼선…정부 결정 하루만에 번복
정부 메시지와 '괴리'…볼턴은 재무부 제재 환영트윗 하기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트윗을 날리면서 미 행정부는 벌집을 쑤신 듯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제재를 가리킨 것인지 자체가 불분명한 가운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날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혐의를 받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단행한 독자 재제를 가리킨 것으로 확인되면 정부 부처의 발표가 있은 지 행정부 수반이 하루 만에 "불필요하다"며 뒤집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라는 '돌발 상황'이 있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철회라는 극히 이례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정부의 발표가 하루 만에 '롤러코스터'를 타게 돼 이번 '폭탄선언'은 그만큼 즉흥적이고 예측불허의 '트럼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 발표 시점을 '오늘'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작 재무부의 발표는 전날 이뤄졌고 이날 재무부가 추가로 발표한 건 없었다.
이 때문에 백악관 등 행정부 관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고 미언론들이 전했다.CNN방송은 "여러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혼란스러우며 정확히 어떤 것(제재)을 가리킨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재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입장을 묻는 요청에 즉각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국방부는 모든 언론 질의에 대해 "백악관에 물어보라"고 넘겼다고 CNBC 방송도 전했다.
당혹감 속에 정확한 상황 설명을 놓고 행정부 간에 '폭탄 돌리기' 양상까지 나타난 셈이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트윗으로 가리킨 건지는 부연하지 않았다고 미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재무부의 추가 공개발표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를 '오늘'로 잘못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실수'인 쪽에 방점을 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에 부과된 재무부의 대북제재를 철회한다는 발표로 자신이 관할하는 부처를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불과 몇 시간 전에 행정부 관리들이 한 주요 국가안보 결정을 백악관이 끼어들어 뒤집은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되면서 행정부 내 불화 내지 알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발표한 날을 혼동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CNBC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제재가 전날 이뤄진 재무부의 제재라고 '단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날짜를 잘못 말하는 한편 제재의 규모가 '대규모'가 아닌데도 '대규모'라는 표현을 썼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발표'는 행정부가 하루전 제재를 단행할 때 발신했던 메시지와는 큰 괴리가 있는 것이라고 CNBC 방송은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그리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협력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고, 재무부는 우리의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역을 가리기 위해 기만술을 쓰는 해운사들은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언급했다.
특히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재무부의 제재발표가 있은지 얼마 안 돼 올린 트윗에서 "오늘 재무부에서 중요한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환영했다.
그는 "해운업계는 북한의 불법적 해상 운송 관행들을 중단시키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모두 주의를 기울여 북한의 제재 회피에 연루되지 않도록 자신들의 활동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의 달인', '최고의 트럼프 대통령이 '벼랑 끝'에서 결정을 뒤집은 건 북미협상 과정에서만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잡힌 뒤인 5월 24일 북한의 대미 비난 공세 등을 들어 회담 취소를 전격으로 발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8월 24일에는 비핵화 진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며칠 뒤로 예정돼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을 취소했다.지난달 27∼28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8개월 만에 재회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딜 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하며 합의문 채택 없이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