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號 30일' 5·18 징계·당직 인선 놓고 당내 긴장 '팽팽'

"선거만 끝나면"…4·3 보선 승리 시 黃 친정체제 강화 전망도

자유한국당 황교안호(號)가 닻을 올린 지 오는 27일로 한 달이 된다.황교안 대표는 취임 후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모독' 징계 문제와 당직 인선 등을 놓고 리더십 시험대에 섰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5·18 망언 징계 문제는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징계 논의 자체가 표류 중이다.

당직 인선의 경우 사무총장과 전략부총장, 당 대변인 등 당장 급한 인선은 단행했지만, 조직부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등은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5·18 망언 징계 문제와 남은 당직 인선 등이 당 안팎의 논란과 계파 갈등에 불을 지필 수 있는 '화약고'로 꼽힌다.

이 때문에 황 대표가 최대한 4·3 보선 이후로 모든 과제를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한 결속이 필요한 선거를 앞두고 굳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다.만약 한국당이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구심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가 당내 산적한 과제들을 미룬 채 경남에 상주하며 4·3 보선 승리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5·18 모독 징계와 남은 당직 인선을 둘러싼 당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당 지도부가 5·18 모독 징계와 남은 인선을 미룬 채 선거전부터 뛰어들어 지역구 두 곳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5·18 모독 징계의 경우 당장 4·3 보선이 끝나고 나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징계를 뭉개거나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실패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선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 18일이 다가오기 전에 일찌감치 5·18 모독 징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시간을 끌수록 비난 여론만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다.

남은 당직 인선 가운데 특히 조직부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요직이다.

조직부총장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간사 역할을 맡는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자리로 통한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최고위원회의 등에 참석해 의결권을 갖기 때문에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황 대표가 향후 조직부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취임 전부터 강조해왔던 '탕평인사'를 실행했다는 평가와 친정체제만 굳혔다는 비판이 엇갈릴 수 있다.

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은 2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비박계가 뭉쳐 당 지도부에 인사 관련 압력을 넣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의 인선이 모두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이라는 점에서 물밑에서는 부글부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임명이 이사회에서 이례적으로 부결된 일을 놓고도 당 지도부가 비박계인 김세연 원장이 추천한 조대원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 당협위원장은 지난 전당대회 때 속칭 태극기부대에 맞서 당의 우경화에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며 중도적 균형을 바라는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직 인선의 기준은 오로지 실력과 자질일 뿐 계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친박이든 비박이든 계파색이 짙은 인사가 중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