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월드 별빛벚꽃축제 개막…별빛 쏟아지는 '핑크色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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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 있을까.’대구 이월드에서 열리는 별빛벚꽃축제에 가면 쏟아지는 별빛 아래 흩날리는 벚꽃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여의서로보다 세 배 많은 벚나무에 화려하게 터진 분홍빛 물결과 1000만 개의 전구가 이루는 알록달록한 불빛의 조화가 다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동화를 그려낸다.축제 개막에 맞춰 해발 213m 높이에서 최고 시속 124㎞로 떨어지는 스카이드롭도 공식 개시했다. 로맨틱한 분위기와 아찔한 어트랙션, 웅장한 83타워의 위용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봄날을 만들어준다.
스카이드롭 '뚝'…묵은 체증 '쑥'
83타워 올라 봄의 낭만 누려~
전국 ‘인싸’ 모이는 벚꽃 플레이스
유럽풍 성 모양의 정문을 지나면 마법이 시작된다. 이국적인 풍광이 가슴을 뛰게 한다. 입구에 있는 하트광장부터 포토존이 눈길을 붙잡는다. ‘넌, 너무 사랑스러워’라는 문구는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친절하게 스마트폰 거치대도 설치돼 있다. 타이머를 맞춰놓고 환하게 웃기만 하면 된다.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포토존은 이월드 전 구역에 100곳이 넘는다.3월 23일부터 4월 7일까지 펼쳐지는 제8회 별빛벚꽃축제 기간에는 발길 닿는 곳이 모두 포토존이다. 이월드와 대구의 랜드마크인 83타워를 포함해 40만㎡ 전역이 핑크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바람을 맞으며 분홍빛 터널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그림책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모니터만 바라보던 퍽퍽한 눈도 분홍빛 물결 속에 한결 부드러워진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너무 좋다’는 감탄사는 마음을 환하게 한다.
낮에도 황홀하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매일 밤 1000만 개 이상의 별빛 조명이 더해져 오색찬란한 빛의 세계가 펼쳐진다. 하트광장을 지나면 마치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판타지 로드가 시작된다. 웅장한 조명 덕에 흥겨운 기분도 한층 더해진다.
화려하게 빛나는 별빛 가득한 이월드판타지로드를 지나면 별이 쏟아지듯 불빛이 펼쳐진 판타지광장이 등장한다. 판타지광장에서는 어트랙션을 타며 스릴을 즐길 것인지, 83타워에 올라 분위기를 누릴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83타워는 왼쪽으로, 놀이기구를 타려면 오른쪽으로 가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알록달록한 별빛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오른쪽에 있는 로맨틱로드로 향하자. 83타워까지 이어지는 계단 옆에 핑크빛 LED 장미가 가득해 83타워와 함께 화려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다. 사진을 찍다가 주변을 돌아보면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커플을 비롯해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친구들, 아이와 함께 ‘V’를 그려 보이는 가족이 눈에 들어온다. 밤이라 봄바람은 조금 차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공간은 더없이 따스하다.
수줍게 날리던 벚꽃도 밤이 되면 화려하게 변신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려낸다.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여러 포토 존 중 1020세대에게 각광받는 장소는 83타워 앞이다. 타워 앞에 클래식 카와 빨간색 2층 버스가 있어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또한 83타워 앞 ‘꽃의 여왕’이라는 작품도 밤이 되면 더 화사해져 시선을 모은다.대구 랜드마크 83타워에서 즐기는 벚꽃놀이
로맨틱한 봄밤 여행에서 83타워도 빼놓을 수 없다. 83타워는 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77층에 있는 전망대는 대구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다. 77층 전망대에 오르면 대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시에 촘촘히 박혀 있는 불빛을 바라보면 행복감이 올라온다.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본 도시는 바쁘게 살아온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전망대 아래 환하게 수놓인 조명과 벚꽃을 보며 ‘하루를 살더라도 꽃처럼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77층 전망대에는 차분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83타워 기념품을 판매하는 기념품가게가 있다. 대구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벚꽃과 어우러진 83타워를 담은 마그네틱과 이월드 야경을 담은 마그네틱을 가방에 담는다. 83타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전망대지만, 특별한 날이라면 78층에 있는 83그릴을 추천한다. 360도 회전레스토랑으로, 대구 최고의 뷰를 즐기면서 특급 호텔식 코스를 맛볼 수 있다. 클래식한 인테리어에 수준급 요리가 나와 사랑하는 이와 기념일을 보내기 안성맞춤이다.
2층에는 아이스링크와 VR 가상현실 체험장, 디지털 키즈파크 등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데, 이 중 유로지움은 놓치지 말자. 명화를 비롯한 다양한 그림으로 만든 착시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낙하하는 스카이드롭
83타워 4층 출구로 나가면 23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 스카이드롭이 우뚝 서 있다. 스카이드롭은 국내 최대 높이 드롭형 놀이기구로, 장치 높이는 103m지만 대구 두류산 정상에 있어 해발 높이는 213m에 이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산 정상에 설치돼 있어 대구 전경이 더 시원하게 펼쳐진다. 내려올 때는 최고 시속 124㎞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스카이드롭과 함께 이월드를 대표하는 어트랙션은 메가스윙360으로, 거대한 회전기구가 시계추처럼 움직여 엄청난 공포감을 안겨준다. 보는 사람까지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지만, 언제나 긴 줄을 각오해야 하는 인기 놀이기구다.
낙타 등처럼 울퉁불퉁 스릴 넘치는 재미를 주는 카멜 백은 벚꽃 사이를 달리며 특별한 짜릿함을 안겨준다. 사랑받는 또 다른 어트랙션은 에어레이스와 부메랑. 에어레이스는 비행놀이기구로, 360도 회전하면서 비행기를 타는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부메랑은 국내 유일한 뒤로 가는 롤러코스터로, 짧지만 강렬하다.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아오른다.
‘더 놀면 안 돼?’ 어린이 천국, 판타지 월드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은 판타지 월드에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커다란 회전목마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다. 빙글빙글 찻잔이 돌아가는 티컵과 코코몽 캐릭터를 이용한 코코몽 관람차를 비롯해 열기구 모양의 벌룬레이스 등도 사랑받는 놀이기구다.
어트랙션과 함께 동물농장인 주주팜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코너다. 보고 만져볼 수 있는 농장으로, 사막여우와 미어캣 등 여러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 동물 먹이인 당근을 구입해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다.
별빛벚꽃축제 기간에는 가족 뮤지컬 ‘코코몽 봄 이야기’와 ‘스프링 라이브 콘서트’, 꽃을 테마로 한 ‘플라워 퍼레이드’도 즐길 수 있다. 23일 개막한 축제는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진다. 축제기간 펼쳐지는 이벤트 소식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벚꽃축제와 비슷한 시기인 오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는 맥주축제 ‘이월드×하이트 스프링 비어 페스티벌’도 열린다. 하이트진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맥주 테라를 중심으로 여러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이월드' 100배 즐기는 법
(1) 귀여운 머리띠는 필수 아이템. 놀이공원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각양각색 머리띠로 꾸며보자. 벚꽃축제 기간 소셜커머스를 통해 입장권을 구입하면 벚꽃 모양 머리핀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2) 360도 회전하는 놀이기구를 탈 때는 꼭 스마트폰을 빼놓고 타자. 주의하지 않으면 스마트폰이 떨어질 수 있다. 놀이기구마다 탑승하기 바로 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안경 등 소지품을 잠시 놓아둘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참고하자.
(3) 이월드는 넓다. 걸음을 아끼고 싶다면 파크 정문에서 83타워 4층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 스카이웨이를 이용하자. 49m 높이에서 이월드 풍광을 즐기며 편안하게 83타워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월드는 연평균 200만 명이 방문하는 놀이공원으로, 영남권 최고 나들이 여행지다. 이랜드가 2010년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톱3 테마파크로 꼽힌다. 2015년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워터파크도 개장할 예정이다.
대구=글·사진 채지형 여행작가 travelguru@naver.com
"213m 높이서 벚꽃 바다로 다이빙"국내서 가장 높은 스카이드롭 타보니…
“무섭지 않아요.” 믿을 수 없었지만 타보기로 했다. 올라가는 데 2분, 떨어지는 데 2초. 짜릿함을 느끼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스카이드롭에 동시에 탈 수 있는 정원은 24명. 10대 학생부터 60대 어른까지 골고루 자리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 슬쩍 옆을 쳐다봤다. 옆에 앉은 어린 학생 얼굴에도 비장한 표정이 떠올랐다. 웅장한 배경음악은 심장박동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모두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나니 피에로 옷을 입은 진행요원들이 벨트를 하나씩 확인했다. 드디어 출발. 서서히 올라갔다. 오를수록 시야는 시원해지고 발바닥은 간지러웠다. “잠시 멈출게요”라는 설명과 함께 기둥 중간에 멈추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서서히 360도 회전했다. 눈을 크게 뜨고 대구 시내를 내려봤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등을 의자에 빠짝 더 붙이고, 덜덜 떨리는 이를 다물며 먼 곳을 바라봤다. 한 바퀴 회전한 뒤 꼭대기로 직행했다. “발을 앞으로 쭉 뻗으시고, 발 박수 세 번 해 보실게요.” 하늘 위에서 발 박수라니. 그러나 말 잘 듣는 유치원생처럼 발을 쭉 뻗고 하나 둘 셋을 외치며 발로 박수를 쳤다. 하늘 위 바람은 더 차갑게 느껴졌다.
“자, 이제 떨어집니다. 스리, 투, 원.” 최고 시속 124㎞로 낙하. 눈 깜짝할 사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무섭다고 우는 아이부터 더 타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다른 어트랙션과 비교할 수 없이 아찔하고 신선했다. 짧은 시간에 집약된 긴장감 때문인지 어지럽지도 않고 깔끔했다. 내려오자마자 한 번 더 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재미 리스트’를 하나 추가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