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反브렉시트 수백만 시위…"국민투표 다시 하라" 메이 압박

영국서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
온라인에선 400만명 반대 서명
英 내각, 메이 총리 사퇴 촉구
테리사 메이 총리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 합의안이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수십만 명, 영국 전역에선 수백만 명의 시민이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을 다시 묻는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영국 내각 각료들은 메이 총리에게 사퇴하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영국 더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23일 집회는 영국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집회 중 하나로 기록됐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등 브렉시트에 반대해온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연단에 섰다. 케이블 대표는 “2016년 치른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젊은 유권자의 90%는 EU 잔류에 투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시민들은 집회에 참가한 뒤 ‘시민에게 맡겨라(Put It To The People)’ 등의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며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의회 청원 사이트에선 브렉시트 취소를 요구하는 글에 400만 명 이상이 온라인 서명을 했다.

영국 정계에서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커지는 중이다. 팀 시프먼 더선데이타임스 정치 에디터는 “메이 총리를 몰아내기 위한 내각의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내각 각료들이 메이 총리를 몰아내고 임시 총리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임시 총리로는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누가 후임자가 될지 의견이 분분한 것은 메이 총리 축출이 불확실하다는 의미”라고 논평했다.

메이 총리는 당초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를 조금 늦추기로 EU와 지난 21일 합의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하면 양측의 합의에 따라 5월 22일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된다. 의회가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고 차기 유럽의회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런 합의 없이 내달 12일 EU를 탈퇴(노딜 브렉시트)해야 한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