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 범행전 주식투자 피해자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이희진(33·수감중) 씨 부모살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 김모(34)씨가 범행 전 이 씨의 불법 주식거래 등으로 손실을 본 피해자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김 씨 측 변호인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말 이 씨의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인터넷 카페모임 관계자를 한 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씨는 해당 관계자를 통해 현재 구치소에 복역 중인 이씨가 빼돌린 재산이 더 없는지, 이 씨의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등 이 씨 관련 정보를 캐내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피해자를 만난 사실로 미뤄볼 때 이씨는 적어도 지난해 말부터 이 씨 집안을 타깃으로 한 범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사건 전에 인터넷 카페 관계자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카페 관계자를 만난 횟수는 단 한 번뿐이고, 그 관계자의 진술을 살펴봤을 때 당시 만남과 이 씨 부모살해 사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 씨는 중국 동포 A씨 등 3명을 고용해 안양시 소재 이 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이 씨는 증권 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하지만 이 씨는 동생과 2016년 9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7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 원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씨 형제의 범죄로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본 피해자들은 소송 등을 위해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고, 이 카페의 회원 수는 12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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