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행·선행지수 8개월째 동반하락…한국도 '경기 하강' 경고음 커져

통계청, 경기전환점 판단작업 착수
'버팀목' 수출도 3개월째 줄어들어
한국도 ‘경기 하강’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제를 이끌던 수출마저 감소하며 우려가 더 커지는 모습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1월 기준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광공업생산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개월 연속 떨어졌다. 구인구직비율 감소 탓이 컸다. 동행·선행지수가 동반 하락한 것은 8개월 연속이다. 이는 1971년 7월~1972년 2월 ‘1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그동안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을 것으로 보고, 이후 경기전환점(정점~저점)을 설정해왔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전문가 의견 수렴 작업을 시작했다. 통계청은 경기가 2017년 2분기께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으로 전환했음을 올 상반기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선 그동안 경제를 이끌던 수출마저 줄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과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이달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용부문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2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2월보다 26만3000명 ‘반짝 증가’했지만 질(質)은 오히려 떨어진 모습이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 허리인 30대와 40대 취업자가 각각 11만5000명, 12만8000명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15만1000명 줄었다. 취업시간별로 보면 36시간 이상 장시간 취업자는 44만3000명 감소했다.

올 경제성장률은 지난해(2.7%) 대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낮췄다. 한 경제전문가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며 “정부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