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기총통 유력주자 가오슝 시장, 홍콩·마카오 행보 논란

한궈위 시장, 홍콩과 마카오의 中대표기구 수장 예고 없이 만나
홍콩을 비롯한 중국 4개 도시를 방문 중인 한궈위(韓國瑜) 대만 가오슝(高雄) 시장이 사전 예고 없이 중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대만 정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한 시장은 정치적 논란의 사전 차단을 위해 홍콩, 마카오, 선전(深천), 샤먼(廈門) 등에 대한 방문에 앞서 이번 방문의 목적은 가오슝과의 경제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24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한 시장이 지난 22~23일 홍콩과 마카오 방문 중 비공개로 중국 국무원 산하 주홍콩특별행정구연락판공실(홍콩연락판공실) 주임인 왕즈민(王志民)과 주마카오특별행정구연락판공실(마카오연락판공실) 주임인 푸쯔잉(傅自應)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만의 지자체장이나 중앙정부 관리로는 처음으로 한 시장이 홍콩연락판공실 주임 등을 만난 것이고, 추가로 오는 26일 샤먼에서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도 만날 예정이어서 파문이 증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번 문제는 특히 2020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한 시장이 최근 실시된 후보군 여론 조사에서 선두권에 올라 있어 그의 출마 여부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 및 마카오 연락판공실은 1947년과 1987년 중국관영 신화사의 홍콩지사와 마카오지사로 세워진 후 2000년께 현 명칭으로 바뀌었으며, 홍콩 및 마카오특별행정구의 대표기구다.

또한, 홍콩 및 마카오특별행정구의 중국군 부대의 사무도 담당하고 있다.이 같은 소식에 남태평양 섬나라 3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홍콩연락판공실은 홍콩에서 중국이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실시하는 기구라면서 한 시장의 이 기구 방문으로 중국의 일국양제의 기류가 조성되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총통선거 후보군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대만의 중국담당부서인 대륙위원회도 한 시장과 중국 관리 간 만남에는 법률상 문제가 없지만, 가오슝 시에서 사전에 홍콩과 마카오 연락판공실의 방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우려의 시선도 있다며 속히 면담 내용을 공개해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라고 말했다.아울러 중앙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협상 및 협의서 체결은 '양안(중국과 대만)인민관계조례'에 따라 위임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둥리원(董立文) 대만 싱크탱크 자문위원은 홍콩연락판공실은 홍콩의 민주와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상왕 정부'라며 이번 한 시장의 홍콩, 마카오 일정은 '일국양제 실습 일정'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황제정(黃介正) 담강대 전략대학원 부교수는 한 시장과 중국 측 관리의 면담일정이 확대하여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한 시장이 일국양제를 지지하는 증거는 아니라면서 일부 언론의 확대 해석은 '한 시장 흠집 내기'라고 풀이했다.한 시장은 외부의 이 같은 시각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