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설 북러 정상회담 언제, 어디서?…北의전 책임자 방러 마쳐

시점은 "4~5월 유력"…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회담장 거론
김정일 방문했던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간) 귀국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방문 의전을 책임지는 김 부장의 사전 답사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요구 조건 수용을 거부한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중국에 이어 조만간 러시아를 처음으로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의 아시아전략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 소장은 이날 자국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 트랙에 '정체'가 일어났으므로 대화 중재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이 커졌다"면서 김 위원장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는 광활한 러시아의 어느 도시를 언제 방문할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자의 해외 방문을 준비하는 의전팀이 방문국을 다녀가고 통상 3주쯤 뒤 정상회담이 열렸던 기존 관례에 비춰 4월 중·하순 무렵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마침 내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기 전 인접한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회담 장소론 극동의 중심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가 가장 유력하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근년 들어 크게 변모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비핵화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싶어할 것이란 관측이다.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8월 말 열차로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과 회담했던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를 비롯해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다른 도시가 회담장으로 선택될 수도 있다.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니만큼 상징적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회담장으로 선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회담 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알렉산드르 바슈킨 러시아 상원 의원은 자국 언론에 "올해 봄-여름 무렵에 방문이 이루어질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봄-여름 무렵이면 5월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러시아가 성대하게 기념하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인 5월 9일에 맞춰 김정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도 김 위원장을 초청했으나 유력하던 방문이 불발된 바 있다.

모스크바의 극동연구소 한반도 연구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제빈은 5월 하순설을 제기했다.

그는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곧 김일성 주석의 소련 및 동구권 방문 35주년이 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바로 이 시점에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외모와 행동을 많이 모방하고 있다"면서 "조부의 소련 방문 기념일에 맞춘 그의 방러는 상징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84년 5월 23~25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콘스탄틴 체르넨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한 바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같은 해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지난해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방러는 그러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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