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뉴스 전달 '세련되게'…데이터시각화·특수촬영기법 도입

복잡한 내용 직관적 제시, 생동감 있는 화면 구성에 눈길

북한 조선중앙TV가 뉴스 프로그램에 데이터 시각화와 특수촬영 기법 등을 도입해 기존의 단조로운 뉴스전달 방식에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중앙TV의 지난 21일 오후 8시 보도에서는 여성 아나운서의 뒷배경에 보도국 상황실로 보이는 곳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전까지는 하늘색 지구본 그래픽이 조금씩 움직이는 화면이 스튜디오의 주 배경이었다.

아울러 중앙TV는 이날 보도에서 데이터 시각화 기법을 도입해 중요한 내용이나 주장의 근거가 될만한 문구·숫자·통계를 화면에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시도도 선보였다.아나운서가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의 연도별 고품질 생산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하면 2016년부터의 비율 숫자가 화면에 차례로 제시되는 방식이다.

류원신발공장의 신발 경량화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신발과 저울 모형으로 구성된 그래픽도 등장했다.

또 드론(헬리캠)과 타임 랩스(Time-lapse) 등 특수 촬영기법을 동원해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화면을 구성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이전에 중앙TV가 기록영화 제작이나 열병식 중계에 드론을 활용한 적은 있었지만, 일상적인 보도 영상 촬영에 드론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보도 영상에는 김정숙평양제사공장, 평양화장품공장, 류원신발공장, 평양가방공장 안팎의 다양한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생생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또 중앙TV는 이날 보도에서 평양제1백화점이 인파로 붐비는 장면 등을 부각하기 위해 장시간 영상을 압축하는 타임 랩스 기법도 선보였다.타임랩스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가는 영상을 짧은 순간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기술로, 이날 중앙TV 보도 영상 곳곳에서 활용됐다.

앞서 중앙TV는 2017년 12월 4일부터 모든 영상을 16:9 비율의 HD(고화질)급으로 내보내는 등 방송 포맷의 국제적 기준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이래 북한이 각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을 강조하는 가운데 보도 형식에도 기존의 딱딱한 스타일에서 탈피해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그러나 중앙TV의 보도 포맷의 변화는 21일 오후 8시 보도 이후에 다시 나오지 않고 있어 현재 시범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