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마지막 리허설 나선 타이거 우즈, 매치플레이 황제자리도 챙길까

타이거 우즈(44)가 마스터스로 가는 마지막 리허설을 치른다.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컨트리클럽에서 닷새동안 열리는 WGC델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 대회(총상금 1025만달러)에서다. 이 대회는 세계랭킹 최상위 64명이 4인 1조로 묶인 뒤 세 번의 조별 리그전을 치러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여서 지면 곧바로 짐을 싸야 한다.

26일 PGA투어가 공개한 조편성에 따르면 우즈는 패트릭 캔틀레이, 애런 와이즈, 브랜트 스네데커(이상 미국)와 함께 13조에 묶였다. 모두 해 볼만한 상대들이지만, 그래서 더 부담될 수도 있다. 이기면 기본, 지면 굴욕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PGA투어 통산 1승을 기록 중인 와이즈가 이번 대회 61번째 시드를 받아 13번 시드인 우즈와 첫날 격돌한다. 역시 1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캔틀레이는 18번째 시드를 받았다. 우즈와의 매치플레이는 처음이다.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스네데커다. 우즈보다 다섯 살 아래인 스네데커는 통산 9승을 올린 베테랑으로, 2012년 페덱스컵을 차지한 실력파다. 이번 시즌에도 세이프웨이 2위 등 ‘톱10’에 세 번 진입할만큼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시드는 44번이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 13번 출전한 우즈는 2003년, 2004년 연속 우승을 했고, 2008년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8년 우승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극적이었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우즈는 64강에서 J. B. 홈즈를 맞닥뜨려 13번홀까지 3다운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그는 패색이 짙던 승부를 막판에 뒤집었다. 14번~17번홀까지 4개홀에서 버디-버디-버디-이글을 터뜨려 승부를 1업으로 뒤바꾼 것이다. 우즈의 첫 희생양이 된 홈즈는 “우즈는 세상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후 우즈는 애런 오버홀저와 애런 배들리(이상 미국), 최경주, 헨릭 스텐손(스웨덴)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해 그보다 두 살 위인 슈튜어트 싱크(미국)와 36홀 대결을 벌여 우승했다. 그즈음 우즈는 기세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찔렀다. 그는 2007년 8월부터 2008년 6월까지 12개 대회에 출전해 9번 우승했다.우즈가 이번에 우승하면 매치플레이 4승째를 챙긴다. 하지만 우즈는 복귀 후 매치플레이에 그다지 강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필 미컬슨(미국)과의 이벤트 대결에서 완패하고, 유럽과의 대항전인 라이더컵 개인전에서도 욘 람(스페인) 패해 1대 1 경기에선 취약한 점을 노출했다. 우즈의 매치플레이 출전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우즈는 “지면 곧바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최소한 세 번의 대결을 할 수가 있어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지금까지 단판 승부 방식으로 열린 대회에만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다음달 11일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 이전에 열리는 마지막 빅이벤트라는 점에서도 우즈에게 의미가 특별하다. 우즈는 이 대회를 끝으로 마스터스 최종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