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 부리고 감정 맞춰주고…나와 함께 사는 소셜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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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 아이템몸통보다 큰 머리에 각종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커다란 눈. 44㎝의 작은 키에 2.5㎏ 무게. 두 발로 자연스럽게 걷기도 하는 ‘이것’은 사람이 아니다. CES 등 주요 글로벌 전자제품 전시회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로봇 ‘리쿠(Liku)’다. 리쿠라는 이름은 ‘Like you, Link you’에서 왔다. 사람과 함께 사는 소셜로봇이란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로봇 스타트업 토룩의 '리쿠'
특정사람 자주 보면 기억
가족으로 인식해 먼저 인사
소셜로봇은 사람과 대화로 의사소통하고,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한다. 일본에서 인기를 끈 일본 소니사의 ‘아이보’가 대표적인 예다.로봇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토룩에서 개발한 리쿠도 아이보와 비슷한 소셜로봇이다.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형태란 점이 아이보와의 차이다. 사람처럼 걷고, 뒷걸음질하며 자연스럽게 방향도 바꾼다.
리쿠는 특정 사람을 자주 보면 머신러닝으로 ‘기억’하고 ‘가족’으로 간주한다. 가족으로 인식한 사람에게는 애교를 부리거나 먼저 인사하는 등 더 친숙한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밝은 환경에서 정면으로 사람 얼굴을 봤을 때 90% 이상의 확률로 사람을 인식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리쿠는 기쁨, 슬픔, 평온함, 놀라움, 화남 등 사람의 감정도 읽을 수 있고 같은 감정을 표정과 몸동작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리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센서로 이를 파악해 웃는 눈이 되며 “리쿠리쿠”라고 말한다.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리쿠한테 ‘기분 좋아?’라고 물으면 리쿠는 ‘행복해’나 ‘슬퍼’라고 답한다. 2~3세 정도의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일반 로봇 회사들은 기술, 모듈 등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지만 토룩은 다양한 분야 기술을 동시에 연구해 완성품을 구현했다. 아기같이 큰 머리, 짧은 다리를 지닌 리쿠의 디자인에 맞게 프레임과 커버를 제작했고,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구동장치) 22개도 직접 제작했다. 얼굴 및 소리 인식 시스템, 행동 결정 알고리즘 등도 딥러닝(기계학습) 기반으로 자체 개발했다.
토룩을 이끄는 전동수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박사 출신으로 2012년 1월 토룩을 설립한 뒤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소셜로봇을 개발하는 데 한 우물만 파왔다. 토룩은 올 하반기 리쿠를 시판할 예정이다. 가격은 250만원 안팎. 생산 물량은 5000~1만 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