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에 반도체학과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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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구인난 해결위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에 ‘반도체 학과’가 새로 생긴다. 반도체업계의 고질적인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톱 클래스 대학들과 손잡고 직접 ‘반도체 인재’를 키우기로 했다. 인재 양성을 통해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면 지금처럼 반도체 시황이 나빠지더라도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과 손잡고 학과 개설 추진
4년 장학금에 졸업 후 채용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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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현재 운영하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모델을 다른 대학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계약학과는 ‘정원 외 선발’인 만큼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확대 금지 규제와 무관하게 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들 대학에 신설되는 반도체 학과에 입학한 학생 모두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입사도 보장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 졸업 후 곧바로 연구소 또는 생산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학과 수업을 반도체 이론 및 실무 위주로 짤 계획이다. 교수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현직 박사급 연구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동으로 계약학과를 설립할지, 각 기업과 대학을 1 대 1로 매칭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반도체업계가 직접 학과 설립에 나선 건 그만큼 구인난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반도체를 전공한 교수가 부족해 국내에서는 학과 개설 자체가 어렵다. 산업현장에 반도체 전공자가 거의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증설에 나선 것도 인력난을 부추겼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반도체 계약학과 설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가 무너지면 한국 경제가 위험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오상헌/장현주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