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사춘기를 공략하라"…여성 건기식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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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女, 갱년기 관리 위해40~50대가 되면 남녀 모두 호르몬 분비 변화를 겪는다. 갱년기라 불리는 이 시기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강렬하게 나타난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무기력증과 퇴행성 관절염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여성의 40~50대를 ‘제2의 사춘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건강기능식품 구입 늘어
지난해 시장 규모 3000억으로
CJ제일제당 등 식품회사도 눈독
여성 갱년기 증후군을 1990년대까지는 호르몬 주사 치료 등으로 해결했다. 최근에는 ‘먹는 것’으로 완화하려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여성 전용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은 지난해 약 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2010년 약 100억원대였던 시장이 8년 만에 30배로 성장했다.4조원대 건기식 시장…여성이 ‘큰손’
갱년기 여성 건기식은 2014년 3000억원대로 커지며 황금기를 맞았다가 ‘백수오 파동’으로 고꾸라졌다. 2016년 500억원대로 주저앉았던 이 시장을 다시 일으킨 건 KGC인삼공사다. 2003년 여성 전용 홍삼 브랜드 ‘정관장 화애락’을 내놓은 뒤 꾸준히 연구개발(R&D)을 해온 것. 정관장 화애락은 2015년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4년간 연평균 79.7% 성장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6년근 홍삼에 녹용, 당귀, 작약 등 엄선한 자연소재를 결합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효과를 공식 인정받았다”며 “화애락큐, 화애락본, 화애락후 등 브랜드를 다양하게 확장하면서 매출이 3~4년간 급증했다”고 말했다.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7년 4조원을 돌파한 뒤 성장세가 더뎌졌지만, 여성 건기식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갱년기 건강 관리를 위해 건기식을 섭취한다고 답한 여성 비율은 2016년 23.3%에서 지난해 38.5%로 늘었다.
원료 다양화…中 여성도 열광여성 건기식 시장이 커지며 CJ제일제당, 천호엔케어, 대상웰라이프, 풀무원로하스 등 여러 기업이 원료 차별화를 통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성 건기식 시장은 홍삼·달맞이꽃종자유 등 유지류, 석류, 백수오 순이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회화나물열매 추출물을 앞세운 ‘포에버퀸’을 올해 내놨다. 식약처에서 검증받은 100% 식물성 원료로 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오경림 CJ제일제당 건강식품사업부 팀장은 “여성 갱년기 건강 관리와 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약업체와 식품업체가 이 시장에 모두 뛰어들고 있다”며 “생애주기 전환기를 시기별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달맞이꽃종자유 등의 유지류 제품을, 천호엔케어는 석류즙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백수오 파동을 겪었던 내츄럴엔도텍은 홈쇼핑 채널에 입점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업계는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늘면서 이 시장이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여성 인구 중 50세 인구 비율은 2010년 31%에서 2020년 42%로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여성 건기식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정관장 굿베이스가 내놓은 ‘홍삼담은 석류스틱로얄’은 지난해 2분기부터 판매량이 급증해 면세점에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면세점 판매량 중 중국인의 매출이 약 86%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매달 50%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