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유지" 재확인 속 트윗파문 '여진'…다시 조용해진 볼턴
입력
수정
블룸버그 "트럼프, 실제 재무부 제재 번복할 작정…추가제재는 없었다"
NSC 회의서 볼턴이 밀어붙인 제재에 트럼프 제동…美조야선 "압박전선 느슨"지난 22(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정가와 행정부를 대혼돈에 빠트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제재 철회 지시' 트윗 파문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려고 했던 제재가 전날 이뤄진 재무부 제재가 아니라 수일 내에 예정돼 있던 '대규모 미발표 제재'라고 수습에 나서며 일파만파 번지던 '불길'은 가까스로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2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재무부의 전날 발표를 하루 만에 뒤집으려 했다가 그 후폭풍을 염려한 참모들이 만류했으며, 애당초 '대규모 미발표 제재'라는 건 없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복수의 소식통 발로 나왔다.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전면에 등판, 대북 압박 메시지를 주도하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그 사이 다시 시야에서 일단 사라진 상황이다.앞서 재무부는 지난 21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달 27∼28일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이뤄진 미국의 첫 대북 독자 제재로,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대북 압박의 고삐를 풀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대로라면 당국의 이후 해명에도 불구, 행정부의 수반이 내부의 정상적 의사결정 절차를 무시하고 부처의 발표 자체를 번복하려 한 셈이 된다.몇 시간 전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라는 돌발변수가 불거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며 던진 '추가제재 철회지시' 카드에 북한은 화답이라도 하듯 연락사무소 정상화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트럼프 시대'의 즉흥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단적으로 드러냈고,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는 '실패한 제재 철회 쇼'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단 미 행정부는 '대북 압박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며 혼선 차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제재·압박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변함없는 목표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때까지 대북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제재들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에도 "단연코 그렇다"고 했다.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기자들의 질문에 "이전에 가한 제재는 확실히 그대로 있다.
그것은 매우 강력한 제재"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제재유지 이상 무(無)'를 강조하고 있지만, '제재 철회 트윗' 충격파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전선이 흐트러지게 됐다는 우려의 시선이 미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는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 재무부가 법에 따라 (대북제재를) 발표한 이후 대통령에 의해 제재가 포기됐다"면서 "외교위는 미국이 우리의 정책을 계속 바꾸는 데 대해 더 큰 실망감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문은 대북 노선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 불협화음과 난맥상을 그대로 노출한 대목이기도 하다.
팔라디노 부대변인도 이날 압박유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재무부에 물어보라"고 되풀이하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실제 재무부 관리들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경악했으며, "이번 트윗은 미국의 제재 노력 전체를 약화하고 그저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만 이득을 안겨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실제 이번 제재는 볼턴 보좌관이 강하게 밀어 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NSC 회의에서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 부과 문제가 의제로 올라왔을 당시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의 국가안보 참모인 로버트 블레어는 대통령이 이번 제재 발표를 지지할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으나, 볼턴 보좌관이 자신이 대통령을 더 잘 안다며 강행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재무부 발표 직후 트윗을 통해 제재를 공개적으로 반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다음날 바로 '추가제재 철회' 트윗을 날리면서 볼턴 보좌관으로서는 '일격'을 당한 셈이 된 것이다.
실제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대북 스피커' 역할을 자임해온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2일 트윗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다시 입을 닫고 일단 '후방'으로 물러선 모양새이다.
볼턴 보좌관이 언제 다시 목소리를 높일지는 이후 대북 국면의 전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종료로 '정치적 족쇄'를 벗어 던진 트럼프 대통령이 '포스트 특검' 국면에서 어떠한 대북 행보를 보일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냅백'(snapback·제재를 해제하되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공개'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참모들 사이의 '틈'을 파고들려는 차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드러난 균열을 봉합, 북한의 '틈 벌리기 전략'에도 단일대오를 유지할지가 대북 지렛대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NSC 회의서 볼턴이 밀어붙인 제재에 트럼프 제동…美조야선 "압박전선 느슨"지난 22(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정가와 행정부를 대혼돈에 빠트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제재 철회 지시' 트윗 파문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려고 했던 제재가 전날 이뤄진 재무부 제재가 아니라 수일 내에 예정돼 있던 '대규모 미발표 제재'라고 수습에 나서며 일파만파 번지던 '불길'은 가까스로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2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재무부의 전날 발표를 하루 만에 뒤집으려 했다가 그 후폭풍을 염려한 참모들이 만류했으며, 애당초 '대규모 미발표 제재'라는 건 없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복수의 소식통 발로 나왔다.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전면에 등판, 대북 압박 메시지를 주도하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그 사이 다시 시야에서 일단 사라진 상황이다.앞서 재무부는 지난 21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달 27∼28일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이뤄진 미국의 첫 대북 독자 제재로,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대북 압박의 고삐를 풀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대로라면 당국의 이후 해명에도 불구, 행정부의 수반이 내부의 정상적 의사결정 절차를 무시하고 부처의 발표 자체를 번복하려 한 셈이 된다.몇 시간 전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철수라는 돌발변수가 불거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며 던진 '추가제재 철회지시' 카드에 북한은 화답이라도 하듯 연락사무소 정상화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트럼프 시대'의 즉흥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단적으로 드러냈고,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는 '실패한 제재 철회 쇼'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단 미 행정부는 '대북 압박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며 혼선 차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제재·압박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변함없는 목표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때까지 대북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제재들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에도 "단연코 그렇다"고 했다.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기자들의 질문에 "이전에 가한 제재는 확실히 그대로 있다.
그것은 매우 강력한 제재"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제재유지 이상 무(無)'를 강조하고 있지만, '제재 철회 트윗' 충격파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전선이 흐트러지게 됐다는 우려의 시선이 미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는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 재무부가 법에 따라 (대북제재를) 발표한 이후 대통령에 의해 제재가 포기됐다"면서 "외교위는 미국이 우리의 정책을 계속 바꾸는 데 대해 더 큰 실망감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문은 대북 노선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 불협화음과 난맥상을 그대로 노출한 대목이기도 하다.
팔라디노 부대변인도 이날 압박유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재무부에 물어보라"고 되풀이하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실제 재무부 관리들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경악했으며, "이번 트윗은 미국의 제재 노력 전체를 약화하고 그저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만 이득을 안겨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실제 이번 제재는 볼턴 보좌관이 강하게 밀어 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NSC 회의에서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제재 부과 문제가 의제로 올라왔을 당시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의 국가안보 참모인 로버트 블레어는 대통령이 이번 제재 발표를 지지할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으나, 볼턴 보좌관이 자신이 대통령을 더 잘 안다며 강행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재무부 발표 직후 트윗을 통해 제재를 공개적으로 반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다음날 바로 '추가제재 철회' 트윗을 날리면서 볼턴 보좌관으로서는 '일격'을 당한 셈이 된 것이다.
실제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대북 스피커' 역할을 자임해온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2일 트윗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다시 입을 닫고 일단 '후방'으로 물러선 모양새이다.
볼턴 보좌관이 언제 다시 목소리를 높일지는 이후 대북 국면의 전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종료로 '정치적 족쇄'를 벗어 던진 트럼프 대통령이 '포스트 특검' 국면에서 어떠한 대북 행보를 보일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냅백'(snapback·제재를 해제하되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공개'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참모들 사이의 '틈'을 파고들려는 차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드러난 균열을 봉합, 북한의 '틈 벌리기 전략'에도 단일대오를 유지할지가 대북 지렛대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