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작전' 발판 된 권창훈·이재성 복귀…뜨거워진 '2선 경쟁'

부상 털어낸 권창훈·이재성 효과 '풍부해진 2선 자원'
벤투호가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한 권창훈(디종)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쌍끌이 효과'를 앞세워 2선 공격진의 뜨거운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파울루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27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2선 공격자원에 권창훈과 이재성을 호출했다.

둘 다 오른쪽 측면 공격자원이자 중원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 공격자원이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아픔 속에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기회를 날렸던 권창훈은 지난해 3월 폴란드 평가전 이후 1년 만에 벤투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이재성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발가락을 다친 뒤 더는 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고, 한국의 아시안컵 8강 탈락의 아쉬움을 지켜봐야 했다.

부상의 아쉬움을 가슴에 깊이 간직한 권창훈과 이재성은 3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대표팀에 다시 돌아왔고, 말 그대로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다니며 벤투호의 2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권창훈과 이재성의 대표팀 합류는 벤투 감독에게 전술 변화의 토대도 마련해줬다.그동안 2선 공격 자원의 배치는 손흥민(토트넘) 활용법과 맞물려 벤투 감독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플랜A로 가동해온 4-2-3-1 전술에서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꾸려지는 '3'의 자리에 손흥민을 왼쪽 날개로 기용했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는 펄펄 날았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골가뭄'에 시달렸고, 결국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에서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는 일명 '손톱 작전'을 가동했다.
벤투 감독이 '손톱 작전'을 펼 수 있었던 것은 권창훈과 이재성의 합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백승호(지로나), 이강인(발렌시아), 이청용(보훔), 나상호(FC도쿄), 이진현(포하), 김정민(리퍼링) 등 2선 공격수로 활용할 자원이 늘어나면서 손흥민에게 굳이 2선 공격 역할을 맡길 이유가 사라졌다.

손흥민을 최전방 투톱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벤투 감독의 작전은 성공했다.

손흥민은 26일 콜롬비아를 상대로 최근 A매치 8경기 동안 이어졌던 '골가뭄'을 떨쳐내고 벤투호 승선 이후 첫 득점의 기쁨을 맛봤다.

권창훈과 이재성은 각각 볼리비아와 콜롬비아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뛰어난 드리블과 연계 플레이로 대표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이재성은 콜롬비아전에서 결승포까지 책임졌다.

둘은 빌드업 과정에서도 공격 속도를 늦추지 않는 볼 터치와 한 템포 빠른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대표팀이 시도한 역습의 효과를 끌어올렸다.벤투 감독 역시 권창훈과 이재성의 화려한 복귀로 2선 공격진들의 치열한 경쟁체재가 마련돼 다양한 전술 시험을 해볼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