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후 보이는 것들…롯데는 '가족의 친구'

2019 고객감동 영상광고

기업 PR 부문 광고선호도 TOP 3
(1) 롯데 (2) 현대자동차 (3) SK하이닉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북촌 한옥 마을. 임대료 높기로 유명한 이 지역에 롯데백화점 어린이집 1호점이 있다. 빠른 걸음으로 15분이면 롯데백화점 본점에 이를 수 있는 거리라고는 하지만 주택 많은 지역이 아닌, 북촌의 메인 상업 도로 중 하나인 북촌로에 어린이집을 두다니, 의아하고 놀라웠다. 북촌에서 기업의 어린이집은 처음 보았기에 조사해보니, 교사 1인당 유아 수가 2.2명인 좋은 어린이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초등학교지만 학생 수가 줄어 고민인 재동초등학교 가까이에 있어, 롯데가 육아 어려움에 대한 상징적,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곳에 어린이집을 두었는가 보다, 하는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

그러던 차에 접한 광고가 ‘롯데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육아휴직 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 저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이 인구 감소 문제를 넘어 경제 위기, 나라의 존망까지 좌우하는 최대 화두가 된 시점에서 이보다 더 호소력 있게 육아 해결을 설득하는 광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와닿았다. 여느 광고들과 달리 여러 번 되풀이해 보아도 질리지 않는 훈훈하고 현실적인 광고인 데다 메이킹 필름까지 미소 가득이라, 편집된 장면들을 되살려 좀 더 긴 광고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립 유치원 보육 대란이 일고 있는 최근에 다시 보니, ‘롯데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육아휴직 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진정성 듬뿍 담긴 선구적 공익 광고라는 확신이 더해진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저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름길임을 그 어느 정책 입안자가 이보다 더 진정성 있게, 설득력 있게, 현실적으로 설파할 수 있겠는가.

‘롯데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육아휴직 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최고 장점은 남성 육아휴직을 낸 롯데그룹 직원들이 자신의 육아 현장을 보여주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진솔하게 토로하는 데 있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어지르고 우는 아기들. 아내가 왜 맨날 지쳐 쓰러져 자는지, 장모님 허리가 왜 아픈지, 아내 목소리가 왜 커질 수밖에 없는지. 아이를 직접, 전일 돌보면서 비로소 깨달았단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중요하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아이의 뇌를 키운다고도 호소하고, 북유럽의 육아 ‘대디’가 멋있다고 소개도 하고, 남자 연예인의 육아 참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은 건 우리나라 직장에서 어머니도 아버지도 당당하게 육아 휴가를 내기 어려우며, 남성의 육아 참여가 잠깐 돌봄에 머무르는 등 실천이 함께하지 않는 정책 때문이다.
동화책을 펼치는 것 같은 도입부, 따스한 조명, 경쾌한 배경음, 공중 부감에서 아이를 따라가는 카메라의 적절한 변화, 메이킹 필름에서 들을 수 있는 제작진의 공감 웃음과 아이 먹거리를 만드는 모습 등, 어느 한 곳 공들이지 않은 구석이 없다. 몸으로 겪은 걸 전하는 롯데 사원들의 진솔한 고백에 비해 롯데의 남성 육아휴직제도를 노골적으로 자랑하지 않고, 마지막에 잠깐 글자로 대신한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아빠도 자란다”며 “우리나라 남성 육아 휴직자 10명 중 1명이 롯데의 아빠들”이라고 밝힌다. 이를 좀 더 크게 오래 노출해도 뭐라고 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함께 가는 친구 롯데 로고가 예뻐 보일 수밖에.

옥선희 < 영화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