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북핵협상, 일괄타결 위해 단계적 이행이 우리 입장"

당국자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의미"…비건과 대북조율 위해 방미
"트럼프 '추가제재 않겠다'는 말은 대화 이어가겠다는 입장 표명"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간 협상을 재개하는 것"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8일 북핵협상에 있어서 "우리의 입장은 일괄타결을 위해 단계적 이행"이라며 "중간에 무엇을 하기보다는 (북미가) 만나서 먼저 이야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우리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사이에서 우리가 제안할 묘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비핵화 전 과정을 담은 큰 틀의 로드맵을 우선 만들되, 그 이행 과정을 복수의 단계로 나눠 각 단계별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상호 주고받도록 하자는 것이다.이런 정부의 입장은 미국이 희망하는 '일괄타결'과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합의 및 이행' 간의 접점 찾기 모색의 맥락으로 풀이된다.

방미 기간 중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는 이 본부장은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간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그걸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번에 러시아를 다녀왔고, 비건 대표는 중국을 다녀왔다"며 "이들 국가 방문 결과를 서로 비교해보고 공유하고, 두 국가와 어떻게 건설적으로 대화국면을 이어갈 수 있는지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대북제재 이행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제재는 없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추가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의 표명이기도 하다.

말 한마디에 매달리기보다는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미관계 이상기류 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미국의 정책에 우리의 입장이 반영돼 있다"고 반박하며 "원래 하던 대로 (미국과) 계속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이 본부장은 오는 29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담에 배석하며, 별도로 비건 대표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