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제 대변자 뽑아야" vs "노회찬 계승자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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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여영국 양강구도 뚜렷“여당 후보가 없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 구도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선거판입니다.”(전 창원시청 공무원 유모씨)
후보 단일화 이후 판세 요동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화 이후 4·3 창원 성산 보궐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 단일후보로 확정된 여영국 정의당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가 확연해지는 양상이다. 단일화 효과에 힘입어 여론조사에서 여 후보가 강 후보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지역에 상주하며 ‘보수층 결집’에 본격 나서고 있다.여영국 우세 속 ‘굳히기 전략’ 고심
여 후보는 ‘노회찬의 상주’라는 이미지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향수가 짙은 지역 정서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단일화 직후인 25~26일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여 후보는 41.3%, 강 후보는 28.5%를 기록했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5.3%에 그쳤다.생산직 노동자인 유모씨(51)는 “여 후보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지만 노 전 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공무원인 박모씨(36)는 “손석형 민중당 후보와 단일화하지 못해 노동계 표는 다소 갈릴 듯하지만 민주당과 단일화하면서 범진보진영까지 지지층 외연이 넓어진 것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20대 국회에서 노 전 의원 지역구로 ‘진보정치’ 영향력 하에 있는 창원 성산은 ‘기업도시’답게 경제인들과 노동계 표심이 절대적이다. 노동계는 여 후보 지지세가 강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감지된다. 지난 2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금융산업노조는 여 후보 지지를, 금속노조 및 비정규직 노조는 손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노동계가 양쪽으로 갈린 모습이다. 한국진보연대 소속인 김모씨는 “민주당과 야합한 여 후보는 진정한 노동자 후보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보수 결집으로 뒤쫓는 강기윤강 후보는 “민생파탄의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의 경제실정을 집중 파고들고 있다. 기업인 출신으로서 경제를 잘 안다는 점도 그가 앞세우는 장점이다.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이미 한 차례 당선됐던 강 후보는 대규모 유세단을 이끌기보다 조용히 시민을 만나는 ‘로 키(low key) 전략’을 쓰고 있다.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만난 김모씨(47)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지역의 큰 업체가 다 쓰러질 위기이고 직원들도 불안해한다”며 “강 후보가 이런 부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씨(56)는 “강 후보가 오랫동안 지역구 기반을 닦으며 정치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보수층을 일깨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후보자 지지자라고 밝힌 박모씨(60)는 “진보정치한다는 사람들이 맨날 구호나 외칠 줄 알지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제대로 도움을 준 것이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는 재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통영고성과 창원을 오가는 ‘셔틀 지원 유세’를 펴고 있다. 한국당 소속 창원시의원은 “황 대표가 검사 시절인 2009년 창원지검장을 지냈다”며 “지역 정서나 분위기를 비교적 잘 아는 지원군이기 때문에 황 대표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경남도의원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워낙 노동계와 대척점에 서는 바람에 한국당이 중도층 표심까지 잃은 상황”이라며 “홍 전 지사의 이미지를 최대한 지우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