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도 안하더니…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개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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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기업 큰 걸림돌 제거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 담판서 집중 논의
美 "협상 타결돼도 관세 유지"
WSJ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IBM, BMW, 리오틴토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과 만나 “자유무역지대(FTZ)에서 해외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시범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까지 중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외국 기업이 접근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다. 해외 기업이 중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하려면 중국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워야 한다. 또 중국에서 중대한 정보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은 반드시 중국에 정보를 저장하고 중국 정부가 요구하면 이를 제공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제로 애플은 작년 3월부터 중국 사용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구이저우지역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있다. 오라클도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와 합작해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아마존은 중국 파트너사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일부를 팔았다.
미국은 줄곧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지만 중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개방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은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4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선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과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7년 기준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점유율 46%를 차지했지만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아마존의 점유율은 5.4%에 그쳤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9일 회의를 마친 후 트위터에 “중국과 건설적인 무역협상을 마쳤다”며 “류허 중국 부총리가 다음주 미국에 와서 이 중요한 토론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된 뒤에도 상당 기간 고율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시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중국에 대한)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관세를 유지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일부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