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2대주주 금호석유…'감사쇼크' 불똥 튈라
입력
수정
지면A16
올들어 보유주식 246억 평가손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감사 쇼크’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들어 200억원대 아시아나 주식 평가손실을 봤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 중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화돼 차등감자 등의 방안이 논의될 경우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감자 결정 땐 손실 확대 가능성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10원 내린 351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지난 22일부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연초 이후로는 15.55%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주식 2459만3400주(지분율 1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은 올 들어 246억원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이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불화를 겪으면서 2010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별도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지분율 33.47%)과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호석유화학이 2017년부터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데다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1018억원에 달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평가손으로 당장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감자가 결정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회장은 “지금으로선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 뭔가 취할 조치는 따로 없다”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어떻게 갈 건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금호석유화학의 본업인 합성수지, 합성고무 사업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가전·자동차 관련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금호석유화학의 페놀유도체 사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합성고무 사업 역시 증설 효과 등으로 2020년까지 양호한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에너지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금호석유화학이 작년(5540억원)보다 19.72% 줄어든 44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