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돌아온 '장범준'이라는 가요계 장르 … '벚꽃연금' 신화 이뤄낸 공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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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이쯤되면 장범준이라는 장르를 따로 명시해야 할 듯 하다. 올해도 장범준이 섬세한 가사와 부드러운 멜로디가 흐르는 곡으로 대중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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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강자' 장범준, 3집도 통했다
부드러움 속 공감의 정서…장범준만의 색
장범준은 지난 21일 총 8곡의 자작곡으로 꽉 채운 '장범준 3집'을 발매했다.'장범준 3집'의 타이틀곡 '당신과는 천천히'는 공개와 동시에 각종 국내 음원차트 1위를 싹쓸이하며 '음원차트 강자'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타이틀곡 뿐 만이 아닌 수록곡 전부를 차트에 안착시키는 가수는 가요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 하다.
◆ 벚꽃 장르로 음원 휩쓸고 대치동 건물주 등극
장범준의 대표 장르는 '벚꽃'이다. 봄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벚꽃엔딩'은 해마다 이맘때면 차트에 이름을 올린다. '벚꽃엔딩'이 차트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봄이 오는 걸 느낀다는 반응도 상당하다. 장범준에게 평생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줄 '벚꽃연금'이라는 수식어까지 안긴 효자곡이다.장범준은 '벚꽃엔딩' 저작권료로 2017년 기준 약 6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첫 해 받은 저작권료는 5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는 저작권료를 받자마자 삼성동에 9억짜리 집을 샀다. 당시 장범준은 "세금이 2억이었다. 총 6억의 빚을 진 채무자가 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장범준은 삼성동 집을 팔고, 2014년 대치동에 대지면적 194.5㎡, 지하 1층~지상 3층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1989년 7월에 준공된 해당 건물의 매입금액은 20억 원이다. 매입한 지 4년이 지난 현재 이 건물의 시세는 4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범준은 해당 건물에 대해 "집을 팔고 빚을 내서 회사를 만들었다. 쳇바퀴를 도는 거다"고 설명하며 "세무사가 생겨서 세금 관리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왜 봄에는 장범준이어야 하나노래를 통해 구체적인 분위기 내지 이미지를 연상하게 만드는 것은 장범준 노래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다. 섬세한 가사와 자극없는 멜로디를 통해 전달된 장범준 표 감성은 그대로 공감의 정서로 이어진다.이는 또 다른 히트곡 '여수 밤바다'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여수 밤바다'는 굉장히 단조로운 가사 구성에 느릿한 템포를 띤다. 여기에 장범준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더해져 '여수 밤바다'의 고요한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난다. 여수 밤바다를 한 번이라도 본 이들이라면 노래가 그려내는 섬세한 정취에 감탄하게 된다.
실로 '여수 밤바다'의 인기에 힘입어 여수는 낭만을 대표하는 관광 도시가 됐다. 최근 장범준은 이와 관련해 한 방송에서 "여수 홍보대사 제안도 있었던 것 같다"고 밝히며 "홍보대사는 안 하고, 고마운 도시라 친구들과 버스킹을 하긴 했다"고 전했다.장범준은 이번에도 자신의 강점이 극대화된 곡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신과는 천천히'에 각박한 일상 속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도 사랑하는 이와는 천천히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달달한 보컬에 현실감 넘치는 가사가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함께 수록곡 '노래방에서'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 또한 '공감'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보편적인 감정이 노래방이라는 구체적인 공간과 상황에 결합돼 장범준만의 감성곡으로 탄생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에 '노래방에서'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해 달라는 요구가 쏟아졌고, 결국 장범준은 팬들의 의견을 수용해 이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2011년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버스커버스커로 가요계에 데뷔한 장범준은 대표적인 음원 강자가 됐음에도 여전히 길거리 버스킹을 하며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고 있다. 그는 서울, 일산, 부산, 대전, 광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기타를 들고 길거리로 나왔다. "나에게 음악은 일기를 쓰는 것과 같다"고 말한 장범준의 말대로 그의 음악은 일상의 기쁨, 사랑, 슬픔, 이별 등의 감정에 자극적이지 않게 다가가는 마력을 지녔다. 장범준이라는 장르가 꾸준히 사랑 받고, 소비되는 이유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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