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자신하는 류현진, 힘 있는 직구로 개막전 승리 사냥

직구 구사율 47.6%…지난해 평균보다 9% 높아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동안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건강과 제구를 강조했다.건강과 제구의 완성을 증명하는 길은 직구였다.

류현진은 "내가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고 하지만, 직구에 힘이 떨어지면 변화구 구사 효과도 떨어진다.

힘 있고, 정확한 직구를 던지는 게 내게는 투구의 기본이다"라고 했다.메이저리그 진출(2015년)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2019년 첫 등판에서 힘 있고 정확한 직구로 건강과 제구를 모두 증명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8개나 잡았고,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다저스가 12-5로 승리해, 류현진은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18년 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그 개막전 승리투수'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직구(포심 패스트볼) 승부가 통했다.

류현진은 2015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변화구 구종을 늘리거나, 기존 변화구를 더 날카롭게 가다듬으며 빅리그에서도 주목받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하지만 2019년 개막전에서는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수는 82개다.

MLB닷컴 게임데이 기준, 류현진은 47.6%인 39개를 직구로 채웠다.

커터는 20개(24.4%), 커브 14개(17.1%), 체인지업 9개(11%)를 던졌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은 2018년 류현진의 구종 구사율을 직구 33.2%, 싱커 5.4%, 커터 24.28%, 슬라이더 0.72%, 커브 18.49%, 체인지업 17.71%로 분석했다.

류현진은 싱커를 던지지 않는다.

직구가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보고 싱커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류현진의 2018년 직구 구사율은 38.6%로 볼 수 있다.

2019년 첫 등판에서 류현진은 직구 구사율을 50% 가까이 키웠다.

지난해 평균 직구 구사율보다 9% 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만큼 '건강한' 류현진은 직구 구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29일 개막전에서 류현진이 택한 첫 공도 직구였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애덤 존스에게 시속 146㎞짜리 직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꾸준하게 직구를 던졌다.

백미는 4회였다.

4회초 첫 타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를 시속 148㎞짜리 직구로 파울팀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후속타자 윌메르 플로레스에게 직구 3개를 연속해서 던져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상대 4번타자 다비드 페랄타도 직구 한 개를 던져 3루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의 변화구도 여전히 날카로웠다.

힘 있는 직구 앞뒤로 던지는 변화구는 애리조나 타자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개막전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자신감도 얻었다.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의 위용도 과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