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선 올인' 황교안, 리더십 강화·타격 갈림길

2곳 전승시 '공고한 원톱'…2곳 전패시 '갈등 속으로'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2곳에서 치러지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향배와 직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황 대표는 지난 21일부터 경남 창원에 상주, 창원과 통영·고성을 오가며 이번 보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제1야당의 당권을 거머쥔 황 대표 스스로 이번 보선을 리더십 시험대로 삼은 셈이다.
통영·고성은 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창원성산은 민주노동당 권영길·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을 배출한 '진보정치 1번지'인 만큼 한국당 입장에서는 험지로 꼽힌다.따라서 '2곳 전승' 성적표를 거둔다면 황 대표는 당은 물론 보수진영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으로 당선된 당 대표'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지며 당내 장악력을 키우고, 이렇다 할 실책이 없는 한 내년 4월 총선까지 명실공히 '원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정치 신인임에도 보수진영 잠룡으로서 중량감을 불리면서 대여 투쟁 동력도 확보할 전망이다.한국당이 통영·고성 수성에 성공하고 창원성산을 또다시 내주는 1승 1패를 한다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여권발(發) 악재가 속출한 상황에서의 이 같은 성적은 '황 대표가 간신히 체면치레했다'는 인색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황 대표가 앞세운 '정권 심판론'에도 일단 제동이 걸릴 수 있다.다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는 점에서 통영·고성에서의 승리를 놓고 '황 대표의 선방'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한국당 후보 2명의 득표율에 따라 평가 역시 달라질 수 있다.

'2곳 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든다면 황 대표는 곧바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에 올라탄 당 지지율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통영·고성의 정점식 후보가 '황교안 키즈'라 불린 만큼 공천 책임론까지 일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창원성산에서 범진보 후보 단일화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 앞에는 4·3 보선 이후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사건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대한 대응이 급선무다.

현재 민주당은 김학의 사건 당시 법무장관이던 황 대표가 '김학의 CD'를 사전 인지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모독' 논란에 따른 징계도 마무리해야 한다.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의 사의 표명에다, 선거를 앞두고 갈등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그간 징계 논의는 표류해 왔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조직부총장 등 당직 인선도 남아 있다.황 대표가 향후 이들 요직에 대한 인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취임 전 약속한 '탕평인사'를 실행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