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1분기 부진 속 미디어·생활소비재·은행 '깜짝 실적'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의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생활소비재·은행 등은 '깜짝'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경기 방어적인 내수주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이례적으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명자료를 공시했다. 오는 5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예상 실적을 언급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며 이같은 사례는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어닝 쇼크에 대한 선제적 안내를 통해 시장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공시로 인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나타나면서 1분기 실적의 부진이 예상됐지만 이례적인 공시는 낮아진 전망치조차 높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이 부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1분기 실적 부진은 피할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 순이익 예상치는 각각 37조2000억원, 26조3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1%, 27.9% 하락한 수치다.

순이익 예상치는 최근 1개월 간 9% 내리는 등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유틸리티, IT하드웨어가 각각 22.6%, 12.7%, 11.7%씩 내려 하향폭이 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하향폭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안타 유니버스 200종목의 올 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분기에만 20%(36조원) 낮아졌으나 42%가 하향 조정된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시 이익 하향 조정 폭은 7% 수준에 불과했다.
오히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도 존재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IT HW, 자동차,유틸리티, 기계업종 영업이익 전망치는 하향조정 되고 있지만 미디어·교육, 생활소비재 업종은 상향조정 되고 있어 관심이 유효하다"며 "경기 방어적인 내수주 중심의 전략이 적절한 시점"이라고말했다.

유명간 미레에셋대우 연구원은 "매년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4월은 이익모멘텀이 긍정적인 업종이나 기업들의 성과가 좋았다"며 "이달 모델포트폴리오에서 필수소비재, 에너지, 은행, 미디어 업종을 시장 비중보다 확대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업종 유망주로는 CJ E&M이 꼽힌다. 높은 콘텐츠 경쟁력으로 미디어부문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CJ헬로 지분 매각으로 주력 사업인 미디어와 커머스 부문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광고 성장과 올해 기대감 높은 신작이 다수 대기하고 있어 모멘텀이 긍정적이다"라며 "인터넷 방송 시장 성장에 따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가치재평가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활소비재업종에서는 KT&G를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 상승, 면세점 담배 가격 인상 등으로 올해 높은 매출 증가가 예상돼서다. 직수출 회복 및 해외 현지법인의 성장, 부동산 매출 증가로 인한 안정적 실적 등도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은행 업종에서는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이 유망하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이익창출력, 자산 건전성, 보통주자본비율 등 펀더멘털 뚜렷한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작년 4분기 우려를 낳았던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함께 1분기 양호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유명간 연구원은 "현재는 시장 전체적인 이익 모멘텀이 부재한 환경이기 때문에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형주 대비 이익모멘텀이 긍정적인 중소형주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