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아닌 척추를 '운전대' 삼아 경사면에 몸 맞춰야"

정현우 프로에게 배우는 스크린골프 실전샷
(10·끝) 발끝 내리막 경사샷
스크린골프장을 가면 쉴새 없이 움직이는 스윙 플레이트. 경기 전 설정을 ‘어려움’으로 맞춰 놓으면 필드만큼이나 가파른 경사샷을 경험할 수 있다. 너무 비슷한 나머지 필드에서도 범하는 실수가 스크린에서도 벌어진다. 그중에서도 ‘발끝 내리막 경사면’은 스크린 골퍼들이 자주 접하는 트러블 샷 상황이다.
사진 ①처럼 발끝 내리막 샷을 할 때 무릎을 굽히면 토핑 샷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진 ②와 같이 골반을 뒤로 빼고 척추 기울기로 경사면에 몸을 맞춰야 한다. 사진 ③처럼 콘택트에 중점을 두고 하체를 고정한 채 상체만으로 스윙한다. /조희찬 기자
공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고, 또 페어웨이를 지켜도 발끝 내리막 경사의 상황이 만들어지면 꽤 많은 골퍼가 무릎을 굽히기 바쁘다. 소위 ‘앉은뱅이 샷’이 자주 나오는 때다. 정현우 프로는 “발끝 내리막 경사에선 하체의 높낮이가 아니라 척추의 기울기를 운전대로 삼아 경사에 내 몸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무릎 굽히는 순간 ‘토핑’ 확률 UP

무릎을 굽혀 셋업 자세의 높낮이를 조절하면 안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의 특성상 일어나려는 성향이 강하고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토핑 샷’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추면 무게 중심을 잡으려 상체를 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윙을 시작하기 전부터 상체를 드는 사람도 있죠. 상체를 일으키거나 무릎을 펴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러면 바로 토핑 샷 실수를 하게 됩니다.”하체가 아닌 상체를 펴 척추를 세운 뒤 경사에 기울여 맞추면 더 일정하게 샷을 구사할 수 있다고 정 프로는 조언했다. 골반은 뒤로 빼면서 무게 중심을 잡는다.

“트러블 샷에서 하체는 항상 고정한다고 생각하고 상체를 숙이면 됩니다. 이때 발끝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면 골반을 더 뒤로 빼줘 무게 중심을 낮추고 밸런스를 잡으면 되죠.”

하체 움직임은 최소화, 에임은 왼쪽정 프로가 꼽은 또 하나의 포인트는 상체 중심의 스윙이다. 골반의 돌림으로 하체가 리드하는 정상적인 스윙과는 다르다.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공을 정확히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하체는 피니시 후에도 움직이지 않는 만큼 오른발이 지면에 붙어 있어야 한다.

“발끝 내리막 상황처럼 트러블 샷의 목표는 ‘굿샷’이 아닙니다. 일단 그 상황을 탈출하고 최대한 그린이나 평평한 곳으로 공을 보내는 게 목적이죠. 하체를 사용하면 스윙 과정에서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상체 위주의 스윙으로 임팩트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준은 왼쪽으로 해야 한다. 발끝 경사가 오르막이라면 반대로 오른쪽을 바라보면 된다. 경사 높이를 가늠해 그만큼 몸을 틀어준다.“중력에 의해 공은 경사와 수직 방향인 오른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사가 심할수록 더 경사와 반대편을 바라봐주면 됩니다. 가파른 경사일수록 급한 마음에 제대로 조준하지 않고 셋업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경사 샷을 앞두고도 평소의 루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