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미의 노력에 北 호응 기대한다"…본격 중재 의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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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강조문재인 대통령은 1일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을 언급하며 “북한도 호응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북 간 비핵화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과 함께 북측의 대화 노력을 촉구한 것이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남·북·미 과거로 회귀 원치않아"
"보수·진보 구분 말아야"
톱다운 방식 北 비핵화 해법 마련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대화의 동력을 이른 시일 내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미·북 간) 대화가 실패로 끝난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주 열리는 일곱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문을 다시 열 계기가 될 것임을 거듭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서는 ‘일시적’ 어려움이라고 평가하면서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지만 미·북 양국이 행동을 자제하면서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있고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미·북 정상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톱다운 방식의 해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문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한 한·미 공조 균열 및 ‘엇박자’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일부에서 한·미 동맹 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한 뒤 “국익과 한반도 미래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11월 부산에서 열기로 한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의 지지 속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완성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세안 정상들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하면서 북한의 참석 문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수·진보 구분 없는 시대”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는 한편 산적한 국내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80여 개 시민단체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이제 보수나 진보, 이런 이념은 정말 필요 없는 시대가 됐다”며 “오히려 우리 사회 발전이나 국가 발전을 위한 실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진보이기 때문에 좀 더 정부와 가깝다든지 보수이기 때문에 조금 멀다든지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중요한 것은 갈등의 소지가 매우 큰 중대한 현안 과제들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 의견을 가감 없이 듣겠다’는 취지와 달리 입맛에 맞는 의견만 청취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청와대는 행사에 앞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나라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환경과사람들, 여성단체협의회 등 보수 성향 단체를 초청했다고 부각시켰다.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지만 시간 제약 탓에 10명의 발표자가 미리 정해졌다. 첫 발표를 맡은 김호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미완의 사법개혁을 완성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발표 역시 △부처별 개혁과제 점검 및 선거제도 개혁(참여연대) △재벌개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정부 소통위원회(원주시민사회연대) 등 정부 과제를 지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손성태/박재원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