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4월째 감소한 한국 수출…"2분기 바닥 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수출이 4월째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출 경기의 회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올 2분기 바닥을 지나 하반기부터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 반등이 주장의 근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수출총액(통관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한 47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7.0%를 밑도는 부진한 결과다.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16.6% 감소했고, 지역별로는 제1 수출국인 대중국 수출이 15.5% 줄었다. 중국 반도체 시장 위축으로 한국산 반도체 구매가 연기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인 것은 지난 2월과 비교해서는 감소폭이 줄었다는 점이다. 3월 일평균 수출액은 20억9000만달러로 2월의 20억8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2월 -9.1%에서 -4.1%로 개선됐다.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와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가 반등을 기록해서다.2018년 기준 국내 수출의 27%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은 3월 주요 제조업 PMI가 모두 기준점인 50을 웃돌았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전월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긴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란 평가다.

지난달 양회에서 공개된 정부의 부양책이 실제로 적용되는 4월과 5월을 지나면 실물 경기지표의 회복도 본격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는 제조업 부가가치세 인하, 5월에는 양로기금 인하 등이 시행된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회복은 중국 내 제조업 및 고정투자 수요를 자극해 한국 대중수출의 점진적 개선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수출 활력을 위해 총력 대응을 예고한 우리 정부의 정책도 수출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이유다. 올 2월 국내산업활동 동향을 통해 부진한 실물경기가 확인된 만큼 정부가 발빠르게 정책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상 한국은행이 아직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요국 통화정책이 완화로 전환된 만큼 정책 활용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이달 국내 수출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511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총액이 500억달러를 웃도는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지표 반등과 더불어 조업일수가 전년 동월 대비 1일 늘어난다는 점,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의 수출단가 조정폭이 개선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가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반도체의 경우 단가하락과 같은 경기적 요인이 맞물려 전반적인 수출 경기 개선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승훈 연구원도 "반도체는 중국의 경기회복 보다는 고유한 업황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기 때문에 평균판매가격(ASP) 개선과 무관하게 전방위적인 가격 하락세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