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생상스 클라리넷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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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사람인 샤를 카미유 생상스(1835~1921)는 생의 마지막 해에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을 위한 소나타를 각각 한 곡씩 남겼다. 86세라는 나이에 이뤄낸 산물이다. 세 소나타 모두 독주악기 고유 음색과 연주법을 잘 살렸고 피아노 반주와 밀도 있게 결합돼 있다. 단단한 형식미, 고전적인 품위, 매혹적인 선율, 짙은 호소력, 넉넉한 여유도 갖추고 있으니 클래식 명곡의 전형적 조건을 구비한 셈이다.
그중에서도 노년의 생상스에 가장 어울리는 곡은 클라리넷 소나타라 볼 수 있다. 클라리넷 특유의 풍성하고 넉넉하며 느긋한 음색이 어딘가 농익은 삶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마지막 4악장은 유머러스하게 맘껏 질주하다가 다시 1악장을 연 개시 주제로 돌아와 푸근하게 마무리된다. 마치 사그라져 가는 대가의 숨결을 느끼는 것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