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85만원 최저생계비, 사망보험금 1000만원 등 일부 금융자산은 압류 못해

(15) 채권자보다 센 압류금지채권
금전을 빌려주고 해피 엔딩을 맺지 못하는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내는 데는 만만찮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돼 그 사이 재산이 처분되거나 발견하기 힘든 형태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우려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채권 회수의 기대를 안고 애써 찾아낸 재산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강제집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압류금지채권은 의외로 다양할 뿐만 아니라 복잡한 산식이 적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금전거래를 하기 전 채무자의 재산을 판단하거나 채권을 회수하려 할 때 이를 주의해서 살필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얼마든지 압류가 가능할 것 같은 금융재산에도 압류가 불가능한 금액이 존재한다. 가령 채권자가 채무자 이름으로 은행에 예치된 1000만원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1000만원 전액을 회수할 수 없다. 한 달간 생계 유지에 필요한 금액인 월 185만원은 최저생계비로 압류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결국 1000만원을 발견한 채권자는 185만원을 제외한 815만원만 회수할 수 있다. 만약 채무자의 금융재산이 185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전액을 압류할 수 없다.급여의 경우 절반까지만 압류할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단순히 ‘절반’이라는 계산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급여의 압류는 예금과 비슷한 계산을 적용하기 때문에 급여가 최저생계비인 월 185만원에 미치지 못하면 그 전액을 압류할 수 없다. 월급이 185만원은 넘지만 37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185만원을 초과하는 금액만큼만 압류할 수 있다. 반면 월 600만원 이상 급여를 받는 사람은 고소득자로 분류돼 월급의 절반 이상을 압류할 수 있다. 급여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은 전액 압류가 불가능하고 퇴직연금 역시 전액 압류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보험은 어떨까? 채무자가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해약환급금 청구권을 압류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보험 중에도 압류가 금지되는 것이 있다. 생명, 상해, 질병, 사고 등을 원인으로 채무자가 지급받는 보장성 보험의 보험금(해약환급 및 만기환급금 포함) 중 생계 유지, 치료 및 장애 회복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압류가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사망보험금은 1000만원까지는 압류할 수 없으며, 실비보험도 압류가 금지된다.

이 밖에 주택임대차 보증금 역시 압류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차 보증금이 일정액 이하인 임차인의 일부 보증금에 대해 최우선 변제권을 인정해 소액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는데 이처럼 최우선 변제권이 인정되는 임대차 보증금만큼은 압류가 금지된다. 서울의 경우 임대차 보증금이 1억1000만원 이하인 소액 임차인이라면 그중 3700만원까지는 압류가 불가능하다.이처럼 압류가 금지된 재산은 애써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강제집행할 수 없어 채권자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채무자가 위와 같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힘이 미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해당 재산은 채무자의 채무 이행 능력을 판단할 때 제외하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박현진 <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변호사 hyunjin.park@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