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아카데미에 "넷플릭스 배제는 반독점 위반" 경고

아카데미 '시상 영화 요건 강화' 추진에 "공정경쟁 저해 우려"
미국 연방 정부가 오스카상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의 수상 배제는 반독점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마칸 델라힘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은 아카데미에 서한을 보내 아카데미가 시상 규정을 개정하면 공정경쟁 보호를 위한 법률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는 지난 수년간 공격적으로 자체 영화 작품들을 선보여 할리우드에 파장을 일으켰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영화들은 1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넷플릭스는 아카데미 수상 자격을 위해 제한적인 수의 극장 스크린에 '로마'를 내걸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나 TV로 감상하는 주로 스트리밍 작품들의 주류 진입은 스크린 상영 중심의 전통적인 영화 업계로부터 반발을 샀다.

아카데미가 수상 대상으로 삼는 영화는 다른 플랫폼에서 선보이기 전에 반드시 더 광범위한 극장 스크린에서 몇 주간 상영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할리우드에서 영향력이 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최근 "스트리밍과 극장 환경의 차이를 강하게 느낀다"며 아카데미에 새 규정의 채택을 압박했다.
이 규정을 놓고 미 법무부의 델라힘 국장은 기존 경쟁자들이 신흥 경쟁자의 도전을 차단하는 데 합의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델라힘 국장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배급되는 영화가 오스카 수상 자격을 잃게 되면 그 결과로 이들 영화가 일부 수입을 잃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아카데미 대변인은 WSJ에 "법무부의 서한을 받았으며 그에 맞춰 답신했다"며 "아카데미 이사회는 오는 23일 시상 규정을 위한 연례 회의를 열어 모든 분과가 제출하는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스필버그 감독은 아카데미에서 감독 분과 이사를 맡고 있다.

/연합뉴스